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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의 화학 부문 새판을 짜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4-03 00: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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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그룹의 화학 부문 새판을 짜다  
▲ 삼성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은 2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각각 1대2.1441363의 비율로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합병법인의 회사 이름은 ‘삼성종합화학’이다. 두 회사는 오는 18일 주총 승인을 거쳐 6월1일까지 합병 작업을 끝낸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은 삼성그룹의 화학 부문 계열사 중 가장 연관이 많은 사업을 묶은 것으로 해석된다. 화학 소재 사업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회사를 합쳐 생산 과정을 일원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지난달 31일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해 전자 부문 소재·부품 생산 과정을 수직계열화시킨 것과 유사한 형태다.


삼성종합화학은 1988년 창립된 화학제품 생산업체로 현재 삼성토탈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으로 2012년 12월 기준 자산총계 1조2543억 원을 기록했다. 본래 화학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전담했으나 2003년 세계적 화학회사인 프랑스 토탈그룹과 합작해 법인을 만들면서 새 법인으로 기존의 사업을 이관했다. 그렇게 세워진 새 업체가 토탈그룹과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한 삼성아토피나(현 삼성토탈)다.


삼성종합화학이 지분 50%를 보유한 자회사 삼성토탈은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기초 유분 및 화성 제품과 에너지 제품군을 일괄 생산하는 종합 에너지·석유회사다. 최근 ‘제5정유회사’로 주목받으며 한국정유협회에 가입신청을 한 상태다.


삼성석유화학은 자산총계가 8838억 원이다. 1974년 설립 이래 폴리에스터 섬유 원료인 고순도 텔레프탈산(PTA) 제품을 생산·판매했다. PTA는 공업용 섬유(Fiber)와 필름, 플라스틱 제조 등에 쓰인다. 삼성석유화학이 생산하는 PTA는 연간 200만 톤에 달한다. 지난해 독일 탄소섬유 전문업체 SGL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탄소섬유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포름산 공장을 인수해 관련 제품 생산도 시작했다.


두 업체의 합병 이유는 표면적으로 경영환경 개선과 지속성장이다.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전방제품 수요 위축 지속과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증가, 셰일가스 영향 등 악재가 겹쳐 회복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화학제품시장은 경기침체를 겪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0년 1583억 원이었던 삼성종합화학의 영업이익은 2011년 1810억 원으로 늘었으나 2012년 오히려 1313억 원으로 줄었다. 자회사인 삼성토탈은 2011년 6조8314억 원에서 2012년 7조2443억 원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원가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영업이익은 5191억 원에서 2854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2조2227억 원과 2조3642억 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석유화학도 2년 연속 당기순손실 738억 원(2012년)과 422억 원(2013년)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업계는 두 기업의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이 화학 부문 계열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종합화학은 총 자산 2조5천억 원에 연 매출 2조6천억 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더불어 자회사 삼성토탈이 만드는 기초화학 제품(업스트림)과 삼성석유화학의 중간화학 제품(다운스트림) 사업 및 에너지사업 간의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종합 석유·에너지 기업인 삼성토탈 지분 50%를 지닌 지주회사에서 나아가 종합석유화학회사의 위상을 갖게 된 셈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장기적 성장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손석원 삼성종합화학 사장은 “종합화학과 석유화학 양사의 일치된 성장전략으로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회장도 “석유화학이 40년간 축적한 기술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합화학과 사업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미래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쟁자인 LG화학에 늘 밀렸던 삼성그룹이 이번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순수 지주회사인 삼성종합화학 외에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화학 관련 계열사를 여럿 두고 있다. 그러나 5개 회사의 연 매출 합계가 17조 원으로 업계 1위인 LG화학의 매출 23조 원보다 적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지난달 31일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을 결정한 것에 이어 새로운 사업 개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삼성종합화학은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한다. 합병법인 대표는 정유성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원 사장은 현재 겸임하고 있는 삼성토탈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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