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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앞으로 상위 2~3개 항공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들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감사보고서가 나오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10일 이스타항공의 201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림회계법인은 이스타항공에 대해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를 473억500만 원 초과한다”며 “회사의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한림회계법인은 “회사의 존속은 차기 자금조달 계획과 안정적 당기순이익 달성을 위한 경영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결정되므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의 2014년 감사보고서에서 대성회계법인은 “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중이지만 2014년 말 총부채가 총자산을 42억9천만 원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활동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유가 등과 같은 거시경제변수가 회사에 불리한 방향으로 급변하는 경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 5곳 가운데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매출 2700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3년 16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131억 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도 2012년까지 자본잠식 규모가 3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부실했지만 지금은 거의 회복했다.
두 항공사가 2년 연속 흑자를 내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항공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더욱 좋지 않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가 올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아시아나항공도 서울에어의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 막 수익을 내기 시작한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이 최근 급성장한 이유로 여행수요 증가와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환경이 꼽히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외부환경이 급변할 경우 더 타격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진에어와 서울에어의 양강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저비용항공시장은 2강-1중-2약 구도가 어느 정도 뚜렷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데서도 저비용항공사들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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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진에어 전무 |
이미 진에어는 1위 제주항공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3월 국내 7개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월보다 탑승객이 두 자릿수 늘었다. 지난해 3월보다 40% 늘었다.
지난달부터 355석의 중대형 항공기를 국내선에 투입하면서 전체 공급좌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올해 항공기 6대 도입, 12개 노선 신규 취항, 장거리 국제선 취항 등 창사 이래 최대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안에 서울에어를 설립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