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경영진 회의를 여는 등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인수제안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제안서를 받은 뒤 바로 설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아직 어떤 방향이라고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1월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과 관련한 민영화 기본합의를 맺으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만약 삼성중공업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가 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검토시간이 별로 없는 데다 삼성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동조합이 있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의사가 있더라도 이번 입찰은 삼성중공업에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2018년 하반기부터 3개월 이상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방안을 논의했지만 삼성중공업에 주어진 시간은 1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통해 예비인수자를 미리 확보한 뒤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 입찰이 무산돼도 예비인수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수 있어 이른바 ‘실패하지 않는 인수합병 방식’으로 종종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