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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텐센트, 한중 연합으로 '10조 매물' 넥슨 인수전 뛰어들까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9-01-30 16: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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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가 넥슨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기업으로 카카오와 삼성전자도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카카오 텐센트, 한중 연합으로 '10조 매물' 넥슨 인수전 뛰어들까
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

30일 카카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넥슨 인수 검토를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며 “법무법인 세종 뿐 아니라 여러 법무법인에 넥슨 인수에 필요한 법률적 검토를 문의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넥슨 매각과 관련한 ‘투자설명서’(IM)를 도이치뱅크를 통해 받았다. 도이치뱅크는 넥슨의 매각 주관을 맡고 있다. 

앞서 도이치뱅크는 넥슨 정보를 담은 ‘투자안내서’를 잠재후보들에게 보냈다. 잠재후보는 KKR, TPG, 실버레이크 등 사모펀드(PEF)와 중국 텐센트 등 5곳 정도만 해당됐다. 

애초 인수자의 범위를 5곳에 한정했던 것인데 이를 더 넓혀 카카오를 포함해 삼성전자, 베인캐피탈, 미국 EA, 액티비전블리자드 등에게도 투자설명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넥슨이 인수자로 카카오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카카오가 인수후보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텐센트가 카카오를 통해서 넥슨을 인수할 가능성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넥슨을 인수할 회사로는 중국 텐센트가 꼽히고 있다.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10조 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자금력이 풍부한 텐센트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다.  

카카오가 넥슨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금력에서 의문이 붙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의 총 자산은 7조7108억 원 정도이며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1조5008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텐센트는 중국 3대 IT기업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다. 텐센트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핀란드 ‘슈퍼셀’, ‘라이엇게임즈’ 등 대형 게임회사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텐센트는 현재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배급하고 있기도 하다. 넥슨은 2017년에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로 1년 동안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텐센트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지만 한국회사인 넥슨을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인수하기에는 중국의 정치상황 등이 불확실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판호(게임허가권)의 배급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기도 하면서 게임산업 전체에 제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 10조 원이 넘는 돈을 해외 게임회사를 사들이는 것으로 유출하면 중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넥슨이 해외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놓고 한국에서 부정적 여론도 높아질 수 있다. 텐센트가 카카오와 연합전선을 펴 넥슨을 인수한다면 인수자나 매각자 모두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     

텐센트는 현재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한 2대주주다. 텐센트는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6%를 들고 있다. 당시 텐센트는 넷마블과 액토즈소프트, 블루홀 등을 통해 1500억 원의 자금으로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확보했다. 넷마블, 액토즈소프트, 블루홀은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가 카카오 또는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 카카오에는 자금여력이 생긴다. 텐센트는 카카오를 비롯해 전략적 투자자(SI)들을 동원해 넥슨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텐센트가 인수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한국기업 인수에 거액을 들이지 않았다는 인상을 중국 당국에 줄 수 있어 실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도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평소 경영방식을 비추어보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삼성전자의 컴투스 인수설’이 나왔을 때 이재용 부회장은 “게임회사를 사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게임사업 진출설'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절대 게임 등 콘텐츠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게임회사 같은 것을 사지도 않을 것이며 게임을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나 음악, 게임, 브라운관 등 콘텐츠를 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이를 쓸 수 있는 플랫폼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이런 평소 경영방식에 따라 삼성전자는 게임을 갤럭시 스마트폰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모바일 플랫폼에 게임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넥슨은 모바일게임보다는 PC게임에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인수설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국산게임을 선탑재했다. 선탑재는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바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게임회사들 게임을 활용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뿐 아니라 넥슨의 스포츠게임 등 3~5종의 국산 모바일게임과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등을 새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론처앱을 통해 제공했다.

이에 앞서 3일 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은 NXC 지분 98.64%를 매물로 내놨다. 김 회장의 NXC 지분 67.49%, 부인 유정현 NXC 감사의 지분 29.43%, 김 회장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지분 1.72% 등이다. 

NXC는 넥슨의 지주회사로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지분 47.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넥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약 1조2600억 엔(한국돈 약 13조 원)으로 집계되며 NXC가 보유한 지분 가치만 6조 원을 넘는다.

NXC가 별도로 보유한 스토케(유모차 브랜드), 비트스탬프(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등 계열사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반영되면 매각가격은 10조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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