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롯데캐피탈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캐피탈이 이번 매각대상에 오른 롯데그룹 금융회사 가운데 알짜 매물로 꼽히는 데다 롯데그룹과 해외사업 협업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8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롯데캐피탈 인수를 위해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이 2월13일에 진행되는데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PF)들과 신한금융지주 등이 입찰제안서를 낼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각각 품에 안은 데 이어 또 다시 인수합병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롯데캐피탈은 이번에 매각대상에 오른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우량 매물로 꼽힌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업황 악화 및 규제 강화로 영업환경 전망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과 달리 캐피탈업에는 별다른 부정적 이슈가 없다.
또 롯데캐피탈은 꾸준히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 수익도 거두고 있다.
연도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2014년 748억 원, 2015년 888억 원, 2016년 1054억 원, 2017년 1175억 원 등이다.
롯데캐피탈이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자동차금융 등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영업자산 비중을 살펴보면 자동차금융 37%, 기업금융 35%, 개인금융 27% 등이다.
NICE신용평가는 “롯데캐피탈은 가계금융, 기업금융, 자동차금융으로 다각화된 사업을 다루고 있다”며 “비교적 균형 잡힌 자산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수익·고위험 자산인 개인신용대출 취급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은 우수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롯데캐피탈이 투자금융에 집중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한캐피탈과는 사뭇 사업구조가 다른 만큼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캐피탈뿐 아니라 신한카드와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한캐피탈은 기업 일반대출, 선박리스, 투자자산 등 기업금융이 영업자산의 71%를 차지할 만큼 투자금융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개인신용대출 수익 비중이 높은 롯데캐피탈을 그룹 품에 안으면 카드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신한카드와 협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또 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제2의 해외진출 공략 국가로 점찍은 상황에서 롯데그룹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에서 발을 빼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8년 10월5일 출소한 뒤 약 두 달 만에 일본에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오를 만큼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거두는 매출은 2조9천억 원가량으로 전체 해외사업 매출에서 27%에 이른다.
신한금융그룹이 이미 베트남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을 앞세워 입지를 단단히 다진 데다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계열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만큼 롯데캐피탈이 신한금융그룹 품으로 들어가면 롯데그룹으로서도 시너지를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으로서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를 떼어낸 롯데그룹의 금융거래를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캐피탈사 한 곳을 인수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예비입찰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인 만큼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