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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자체의 반도체 공장단지 유치전 '과열'로 난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1-25 15: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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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자체의 반도체 공장단지 유치전 '과열'로 난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월19일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M16공장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
지방자치단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단지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작 반도체시설 투자를 당분간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공장 부지 확보 가능성과 관련해 언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편치 않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25일 전국 지자체 대표들이 내놓은 발표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특화 공장단지 조성을 유치하려는 노력에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SK하이닉스 본사와 연구인력이 밀집한 이천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조성돼야 최대 시너지를 내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엄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현행법상 제약으로 다른 지역에 반도체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시행령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같은 날 경북 시장·군수협의회와 정기회의를 열고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SK하이닉스의 공장 투자에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3일 국회에서 여야 4당 대표를 만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단지를 구미에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조속히 입법하거나 처리해달라는 요청도 내놓았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단지 유치 논의가 국회까지 확산돼 더욱 과열된 양상을 띨 수도 있다.

현재 경기 이천시와 용인시, 경북 구미시와 충북 청주시가 공개적으로 SK하이닉스의 공장 유치계획을 내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은 최근 간담회를 통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단지 조성에 용인시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고 청주시의회도 청주에 공장을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아직 추가 투자계획을 거론하기 이른 시점이고 당분간 시설투자를 축소할 계획도 내놓아 여러 지자체의 열성적 '러브콜'에 쉽게 응답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에 20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청주 M15공장의 준공식을 마치자마자 15조 원의 투자를 벌이는 이천 M16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메모리반도체업황이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대폭 축소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SK하이닉스가 이천 M16공장 건설 뒤 추가로 공장을 지으려면 공장단지 조성을 통한 부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이런 계획을 언급하기에도 지나치게 이른 시점으로 꼽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중장기적으로 신규 부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은 맞지만 아직 확정할 수 있는 계획이 없고 지자체의 공장 유치와 관련해 언급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새 반도체 공장단지 조성 계획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점도 SK하이닉스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년도 업무계획에서 '수도권 반도체 특화 공장단지 조성사업'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약 120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는 자연히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단지 조성에 주로 참여할 것이라고 판단해 유치 경쟁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지자체의 반도체 공장단지 유치전 '과열'로 난감
▲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 반도체기업의 공장단지가 들어서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SK하이닉스가 필요한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장기 임대하고 인재 육성과 인프라, 근로자 정착 등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어 유치 노력에 힘을 싣고 있다.

용인과 이천, 충북은 수도권에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이미 폭넓게 구축돼있는 반도체공장 관련 인프라 등을 장점으로 내걸고 SK하이닉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자체들 사이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강력한 지원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공장단지 조성을 수도권에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온도차, 미래 투자계획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일단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현재 지자체의 반도체공장 유치와 관련해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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