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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불똥 튈까 '촉각'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01-25 14: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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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들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강화에 따른 주주권 행사의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금융권 채용비리 및 CEO (최고경영자) 리스크 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만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불똥 튈까 '촉각'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일반기업과 달리 지배구조상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 때문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가능성도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KB금융지주 지분 9.62%, 신한금융지주 지분 9.55%, 하나금융지주 지분 9.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9.29%를 소유해 예금보험공사(지분율 18.43%)에 이어 2대 주주이며 BNK금융지주 지분 9.99%도 소유해 롯데지주 외 특수관계인(지분율 11.14%)에 이어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금융지주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사례가 드물었던 데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놓더라도 대부분 금융지주 이사회의 뜻대로 원안이 통과되면서 국민연금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의 강화를 추진하고 IBK기업은행 사장 인사에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밀어붙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주주활동 등으로 수탁자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민연금은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탁자책임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분 5% 이상 또는 보유비중 1% 이상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중점관리 사안별로 단계별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중점관리 사안은 배당정책 합리성,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 횡령·배임 및 경영진 사익편취 등 법령 위반 우려 사안 등이다.

아울러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거나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평가등급이 떨어지는 사례에도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2016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은행권 채용비리,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과정, 비자금 조성, 내부 파벌다툼 등 금융지주 곳곳에서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지주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지주는 일반 기업과 달리 ‘주인 없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큰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및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강화는 소유 집중이나 순환출자 등을 통해 높은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일반 기업집단 소속 회사보다는 소유가 분산돼 있고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으며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이 최대주주 또는 주요 주주에 올라있는 금융회사에 훨씬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금융지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의 불똥 튈까 '촉각'
▲ 국민연금 로고.

금융회사는 지배구조에서 나타나는 직접적 규제, 감독, 평판 위험이 큰 데다 비윤리적이거나 오너 리스크가 큰 기업과 거래관계에서 오는 위험성도 평가요인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최근 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더욱 영향력이 확대될 여지도 크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2017년 11월 KB금융 노조가 추전한 하승수 변호사 사외이사 추천안에는 찬성표를, 2018년 3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외이사 추천안에는 반대표를 각각 던졌다.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들은 모두 부결됐지만 이번에는 국민연금의 더욱 강하게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도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도 사외이사 선임안 및 보수안 등을 통과시켰지만 올해는 국민연금이 자기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각 금융지주들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한 만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국민연금뿐 아니라 다른 주요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만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자체로 금융지주의 주요 의사결정 사안에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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