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63) 전 진로그룹 회장이 도피중이던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5일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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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베이징에 도착해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은 진로그룹 해체 이후 도피해 왔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다 중국으로 도피처를 옮겨 베이징에서 지냈는데 도피활동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 전 회장은 1985년 진로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해 진로종합유통과 진로쿠어스맥주 등을 설립해 1996년 진로그룹을 재계 순위 24위까지 급성장시켰다.
그러나 장 전 회장은 진로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 때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몰락했다.
장 전 회장은 진로그룹 회장에 오른 뒤 1988년 아크리스 백화점을 열면서 종합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장 회장은 그뒤 전선, 제약, 종합식품, 건설, 금융, 유선방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다 1997년 9월 부도를 맞았다.
진로그룹의 자회사인 진로쿠어스맥주는 1999년 오비맥주에 매각됐고 위스키사업은 2000년 진로발렌타인스에 양도됐다.
진로그룹은 2003년 법정관리와 계열사 분할 매각으로 공중 분해됐고 진로는 2005년 하이트맥주에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장 전 회장은 분식회계, 비자금 횡령 등으로 구속기소돼 2004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당시 장 전 회장이 1994∼1997년 자본이 완전잠식된 진로건설 등 4개 계열사에 이사회 승인 없이 6300억 원을 부당지원하고,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5500억 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장 전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던 2005년 캄보디아로 도피했고 이후 중국으로 도피처를 옮겼다.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아시아선진은행(ABA은행)을 비롯해 부동산 개발회사, 스몰카지노 등을 운영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회장은 캄보디아 생활을 접고 2010년 중국으로 건너가 게임업체 등에 투자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