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로드숍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가 매각을 통해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서울회생법원이 24일 스킨푸드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국내 로드숍화장품업황이 악화해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업계에서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스킨푸드는 2018년 말 기준으로 가맹점 470여 개를 두고 있고 2010년 매출기준으로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저가 화장품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채널에서 주로 팔리고 있어 이런 가맹점 수는 오히려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킨푸드는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속 기업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스킨푸드 물건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국내에서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
해외사업을 통한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스킨푸드는 현재 19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특히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스킨푸드는 중국위생허가(CFDA)를 800여 건 보유하고 있어 중국 중저가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킨푸드의 중국 현지법인인 스킨푸드상해유한공사는 2015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데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현지업체들의 화장품 경쟁력이 높아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원인으로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스킨푸드의 해외 매출에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미국 현지법인 ‘스킨푸드USA’도 자본잠식 상태로 사실상 해외사업에서 경쟁력을 내세우기에도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스킨푸드 채권자측 대리인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미국 공급 단가를 올려서 자본잠식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스킨푸드 미국법인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로드숍화장품 업황 둔화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아직까지 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스킨푸드는 피어리스 화장품 창업자 2세인 조윤호 대표가 77.28%의 지분을 보유했다. 스킨푸드가 현재 가맹점주와 유통업체, 협력업체 등의 채권자 640명에게 400억 원가량의 회생채권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법정관리가 시작된 뒤 법정관리인으로 지정됐으나 채권단에서 배임 및 횡령 등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불거지면서 물러났다.
새 법정관리인 대표에는 김창권 전 한국제지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