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대그린푸드의 2018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시설 및 설비를 확충하는 데 모두 1514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그린푸드의 투자는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130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2015년이나 2016년에도 시설이나 설비부문에 200억 원 안팎을 투자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가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시장에서 뒤처졌다”며 “하지만 현대그린푸드가 경쟁력이 떨어진 식품사업에 투자를 재개하면서 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그는 “현대그린푸드가 단체급식장 수의 식수 감소로 시장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데 중소형 회사들은 대규모 투자 부담 때문에 제조라인을 증설하기가 쉽지 않다”며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회사 중심으로 시장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대그린푸드가 중소형 회사와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며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그린푸드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본격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그린푸드의 기업가치 상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지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과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이 교환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시장은 바라본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12.67% 보유하고 있다. 정교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을 12.05% 보유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진행한다면 현대그린푸드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것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꾸준히 거론돼왔다.
정지선 회장은 2018년 4월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 총수 일가는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35% 넘게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대상에 올랐다.
현대그린푸드는 현재 내부거래 매출이 2500억 원이 넘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가 내부거래 문제가 없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하지만 현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시가총액 차이가 너무 커서 단기적으로 지분 교환이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가치는 1800억여 원인 데 반해 현대백화점 지분 12.05%의 가치는 2570억 원 정도에 이른다. 현대그린푸드 기업가치 상승이 선결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현재 1만4천 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15년 말 주가가 2만5천 원대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남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비백화점 사업부문이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정지선 회장이 장기적으로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현대그린푸드의 기업가치 상승이 빨리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지선 회장의 지분 정리가 단기간에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리바트, 현대드림투어, 에버다임, 현대IT&E 등을 두고 있다. 또 현대홈쇼핑 지분 25.0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현대홈쇼핑을 통해 렌탈사업을 진행하는 현대렌탈케어와 건자재회사 현대L&C 등을 거느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계열분리가 이뤄진다면 정지선 회장이 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정교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의 식품사업 등 비유통사업을 각각 경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