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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맏언니' 박미경, 포시에스 기업공개의 비결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3-30 18: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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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 '맏언니' 박미경, 포시에스 기업공개의 비결  
▲ 박미경(왼쪽) 조종민 포시에스 공동대표

올해 공모주시장에서 처음으로 기업공개에 나선 기업은 어디일까?

전자문서 솔루션 개발업체인 포시에스가 그 주인공이다. 포시에스는 지난 2월 초 코스닥에 상장해 올해 기업공개의 문을 열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기업공개를 진행한 곳은 포시에스 하나 뿐이었다.

포시에스는 박미경 대표이사가 1995년 설립한 소프트웨어 전문 벤처기업이다. 박 대표는 남편이자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종민 사장과 함께 회사를 세운 뒤 20년째 부부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포시에스는 올해 첫 기업공개라는 점뿐 아니라 여성벤처협회 회원사 최초 상장기업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박 대표는 여성벤처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척박한 여성벤처업계에서 ‘맏언니’인 셈이다.

박 대표는 서강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와 일본의 소프트사이언스와 한국 MJL에서 일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그는 스물 다섯 살 때 포시에스를 설립해 그 뒤 기술 개발업무를 총괄해 왔다. 경영 전반은 남편인 조 대표가 맡고 있다.

포시에스는 웹 기반의 전자문서 리포팅 서비스 ‘오즈 리포트’로 승승장구했다. 2002년 벤처붐을 타고 코스닥시장에도 상장됐다. 하지만 미리넷과 합병하고 결별하는 과정을 겪으며 상장이 폐지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포시에스는 2013년 기준 매출 128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을 내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 36.9%를 올렸다.

포시에스의 고객사는 금융, 제조, 서비스사업 등에 걸쳐 3천여 곳에 이른다. 주력제품은 기업용 리포팅 솔루션인 ‘오즈 리포트’다. 이 제품은 2000년 처음 출시된 뒤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포시에스는 2012년 전자문서 솔루션 오즈이폼(OZ e-Form)을 출시했다. 모바일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오즈이폼은 기존에 종이로 사용하던 각종 신청서나 계약서 등의 문서를 손쉽게 전자문서로 개발해 웹이나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문서 조회와 작성, 전자서명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들이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포시에스의 고객사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일과 3일 이틀 동안 진행된 포시에스의 일반공모 청약에 청약증거금만 1조4천억 원 가량이 몰렸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1163대1을 기록해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당시 공모가는 9100원이었으나 상장 직후 1만7700원까지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어오르기도 했다.

포시에스가 시장의 기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 수익성 때문이다.

포시에스는 매출에서 유지보수 관련 매출액 비중이 높다. 2011년 21억 원에서 2012년 24억 원, 2013년 28억 원으로 유지보수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기업공개는 기업들에 ‘양날의 검’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상장사라는 타이틀도 얻을 수 있지만 시장의 기대에 실적으로 보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시에스는 상장을 통해 118억 원을 조달했다. 박 대표는 이 자금으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글로벌 전자문서 솔루션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포시에스는 이미 2004년 일본 전자문서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1985년 이후 30년 동안 기업들이 창업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창업자는 728명이다. 창업자 출신 이력이 공개된 548명 가운데 여성은 전체 창업자의 1.6%에 불과한 단 9명 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그나마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은 4곳에 그쳤다.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의 박지영 전 사장의 경우 업계를 떠났다.

박 사장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의 ‘대모’로 꼽히는 조이시티의 김양신 대표도 2011년 조이시티가 넥슨에 인수되면서 현업을 떠났다.

박 대표는 이런 점에서 여성 기업인이 드문 국내 IT벤처 업계에서 ‘원로’로 불러도 무방하다. 여성 벤처인으로서 박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보이지 않는 여성기업에 대한 차별이 아직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성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전문성과 기술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포시에스는 1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40%가 여성이다. 이렇다보니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근로시간 단축, 시간탄력근무제 등 여성직원을 배려하는 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포시에스는 지난해 가족친화기업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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