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올해 조선업계는 수주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1위라는 위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며 "신규 수주 규모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해 6년 만에 수주량 기준 세계1위를 되찾았지만 조선3사는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해를 넘기면서 아쉽게도 지난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그룹 수주목표(133억 달러)는 초과해 달성했지만 현대중공업 별도 기준으로 보면 조선해양부문의 합산 수주목표인 74억 달러 가운데 66억 달러(약 90%) 수준을 채우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에 수주를 먼저 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중공업이 LNG운반선 분야에서만 35억 달러, 방산분야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내면서 신규 수주가 9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기존 조선사업본부에 속해 있던 특수선부문 사업부를 '사업본부'로 승격하면서 이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당초 '한수원 뇌물' 사건으로 올해 11월까지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처지였으나 지난해 10월 법원에 신청한 '입찰제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최근 호위함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입찰마다 건건이 다시 가처분 신청을 해야하지만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쳐 올해도 특수선 발주에 참가할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발주 시장이 어려웠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며 "올해 수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8억 달러를 수주해 조선해양 수주목표인 73억 달러의 93%를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결과가 나오기로 했던 로즈뱅크 해양설비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따낼 것으로 여겨졌던 12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계약도 지연됐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들이 미뤄진 만큼 수주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올해 신규 수주 규모는 대폭 증가할 수 있다. 현재 증권업게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로즈뱅크 수주를 따냈을 때 올해 95억 달러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중공업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다소 목표 달성률이 떨어진다. 지난해 63억 달러치의 선박을 계약해 조선해양 수주목표인 82억 달러의 77%를 채웠다. 사실상 신규 수주액은 대우조선해양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수주목표를 상대적으로 더 높게 세운 탓이다.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주 예정이었던 릴라이언스 해양설비 등이 올해로 미뤄졌다. 올해 릴라이언스 계약을 따낸다면 15억 달러 수준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고 LNG운반선 분야에서도 35억 달러가량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발효되지 않은 조선3사의 LNG운반선 옵션 계약분도 최소 17척가량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유럽 셀시우스 탱커스(Celsius Tankers)와 모나코 가스로그(Gaslog), 그리스 미네르바 마린(Minerva Marine) 등과 계약한 옵션분 5척 정도,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존 프레드릭센, 그리스 마리나키스(Marinakis) 등와 계약한 옵션분 8척, 대우조선해양은 BW와 계약한 옵션분 4척 정도가 남아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