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글로벌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메디톡스의 중국 진출과 관련한 청사진을 발표한다.
30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정현호 대표는 내년 1월7일 열리는 제37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직접 참가해 주최 측이 마련한 아시아트랙 행사장에서 기업설명회를 진행한다.
메디톡스는 “정 대표가 중국 진출과 관련한 계획과 비전을 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헬스케어 투자행사로 50여 개국 1500여 기업에서 3만여 명이 참여한다.
정 대표의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는 이번이 처음다.
주최 측은 공식 초청을 한 기업들을 가운데 엄선한 기업에게만 발표의 시간을 특별히 부여한다. 메디톡스가 발표하는 아시아트랙은 보통 메인행사장(트랙) 발표 다음의 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대표가 주최 측으로부터 특별히 발표 기회를 부여받은 이유는 내년에 메디톡스가 중국 보톡스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6월 중국에서 보톡스 임상3상을 마치고 올해 2월 중국 정부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중국에서 의약품 판매 허가는 보통 1년 정도 걸린다.
중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메디톡스의 보톡스 판매 허가를 내주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 중국으로 메디톡스가 보톡스 제품을 정식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디톡스는 2015년 중국 현지기업인 블루미지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 ‘메디블룸 차이나’를 설립하며 중국에서 유통망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내년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중국 보톡스시장 공략과 관련해 어떤 사업전략을 제시할지에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메디톡스가 중국에서 보톡스 제품을 정식 판매하면 중국 보톡스시장 구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허가된 보톡스 제품은 중국 현지 란저우생물학연구소 제품과 미국 앨러간의 제품 등 두 제품뿐이다.
두 제품 모두 경쟁자가 적기에 중국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보톡스 제품은 1회 접종분당 약 20만 원, 앨러간 제품은 약 60만 원 수준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가 국내에서 검증된 품질과 낮은 가격을 무기로 현지에서 보톡스 제품을 출시하면 중국 보톡스시장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 국내에서 메디톡스의 보톡스 제품은 1회 접종분 3~5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
특히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수준은 아직 8천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메디톡스가 공격적으로 보톡스 가격을 책정하면 란저우 제품을 급속히 대체할 수도 있다.
메디톡스 보톡스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도 가격이 싸고 품질도 중국산보다 좋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다.
▲ 메디톡스는 2015년 7월 중국 블루미지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 메디블룸차이나를 설립했다. |
실제로 메디톡스의 보톡스 제품은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보따리상(따이공)을 통해 중국으로 암암리에 수출이 이뤄졌다.
앨러간과 란저우 제품의 중국 내 매출은 총 1400억 원가량이다. 그러나 중국 보톡스시장 규모는 5천억 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3분의2 가량은 암시장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이나 가짜 제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으로 국산 보톡스 수출 규모는 지난해 676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국산 보톡스 수출의 45%에 해당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따이공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최근에 보톡스 중국 수출은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는 메디톡스에게 당장은 수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메디톡스가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고 보톡스 제품을 출시하면 국산 경쟁사들의 제품을 제치고 수출을 독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젤 등 메디톡스 경쟁사들의 중국 보톡스시장 진출은 메디톡스보다 최소 2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