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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박삼구,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정면 격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3-25 19: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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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박삼구,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정면 격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비용항공사의 이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에어는 이르면 올해 안에 하늘을 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어가 출범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시장에서 정면으로 승부를 벌이게 된다.

그동안 조양호 회장과 박삼구 회장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 행정처분을 놓고 거침없는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은 뚜렷한 강자가 없다. 일부에서 저비용항공시장이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포함해 빅3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들이 이제 막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악화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지나친 비용절감으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저비용항공사는 벌써부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 제주항공과 1위를 노리는 진에어는 서울에어가 자리잡기 전 덩치를 키워 시장을 선점하려고 한다.

진에어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외국자본을 유치하고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 서울에어 이륙 준비, 연내 출범 가시화

아시아나항공은 24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서울에어의 설립을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에 따르면 서울에어의 자본금 규모는 국제항공운송사업자의 요건인 150억 원 이상이며 최초 출자금은 5억 원이다.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위해 류광희 부사장을 서울에어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14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조양호 박삼구,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정면 격돌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태스크포스는 회사의 설립과 함께 사업면허 취득, 조직구축 등 서울에어의 기틀을 세운 뒤 아시아나항공으로 복귀한다.

서울에어는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달리 수도권을 거점으로 두게 된다.

서울에어는 이르면 올해 안에 첫 번째 항공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한항공도 2007년 11월 이사회에서 저비용항공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킨 뒤 이듬해 7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국토교통부에 운송사업면허를 신청하지 않았다. 현재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항공 저비용항공사 진에어 선점 나서

서울에어는 앞으로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진에어와 수도권에서 맞붙는다.

에어부산이 그동안 부산을 거점으로 해 진에어와 직접 경쟁을 피했지만 앞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대리전이 저비용항공시장에서 펼쳐지게 된다.

진에어는 이에 맞서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진에어가 계속 커질 경우 대한항공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에어가 시장에 진출하기 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올해 6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모두 1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 가운데 3대는 350명 이상을 실어나를 수 있는 중대형 기종이다. 운항거리가 1만4400㎞로 미주나 유럽까지 운항할 수 있다.

진에어는 중대형 기종을 통해 인천~하와이 노선에 취항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진에어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 곳까지 갈 수 있는 항공사가 되는 셈이다.

진에어는 또 올해 취항노선을 12개 확대해 연말까지 모두 28개의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진에어는 올해 목표로 매출 5010억 원, 영업이익 230억 원을 잡았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수치다.

항공기 도입이 완료되면 진에어는 4100석의 좌석을 보유하게 돼 좌석 기준으로 저비용항공사 1위 자리에 오른다.

  조양호 박삼구,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정면 격돌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제주항공, 1위 지킨다

제주항공도 올해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 보유 항공기 수, 탑승객, 매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싱가포르항공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제주항공은 약 14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기업공개 전에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이 제주항공에 투자할 경우 제주항공의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항공은 현재 37개국 102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보유한 항공기도 100대가 넘는다.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은 지난 1월 매년 20%씩 제주항공의 매출을 늘려 2020년 매출 1조5천억 원, 영업이익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최 사장은 항공기 40대를 아시아 각국 60여 개 노선에 띄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를 17대에서 21대로 늘린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보유한 항공기 수가 20대를 넘기게 된다. 국내외 정기노선을 모두 30개로 확대하는 계획도 세웠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5천억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2012년 22억 원에서 지난해 295억 원으로 2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 누적 탑승객 2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설립 첫 해 37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은 현재 1천 명 이상으로 늘었다.

◆ 서울에어, 수익성 확보할 수 있나

박삼구 회장이 서울에어를 설립하는 이유는 저비용항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으로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비해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노선 비중이 높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공세에 더욱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여행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경영여건이 좋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시장에서도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남아 등 6시간 이내 노선은 이미 포화상태다. 저비용항공사 간 가격경쟁도 치열하다. 저비용항공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항공권을 할인판매하고 있다.

해외 저비용항공사들도 국내에 속속 취항하고 있다. 에어아시아 등 자금력을 갖춘 외국계 거대 저비용항공사들이 최근 유류할증료를 폐지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에어는 아시아나항공과도 묘한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서울에어의 규모가 커질 경우 중단거리노선이 많은 아시아나항공과 노선이 겹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노선의 경우 경쟁이 불가피하다.

  조양호 박삼구, 저비용항공시장에서 정면 격돌  
▲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 저비용항공업계, 구조조정 벌어질까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은 곳이 5%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하지만 항공사는 유가나 환율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외국 대형항공사들도 금융위기 이후 연료비 상승,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사세를 확장하고 나선 것도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에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는 만큼 초기선점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일각에서 국내 항공업계가 저비용항공사 위주로 재편되는 것을 넘어 저비용항공사의 구조조정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항공사들이 도태될 것이라는 얘기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업은 인프라가 중요하고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대표적 사업"이라며 “경쟁이 과열될 경우 몇년 전 외국 대형항공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늘어나는 저비용항공사, 안전문제는 없나

저비용항공사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의 저비용항공사 ‘저먼윙스’ 소속의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전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저비용항공사에서 네 차례의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지금까지 인명사고를 낸 적이 없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항공사 사고를 조사한 결과 저비용항공사의 사고가 대형항공사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일각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전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하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다 보면 안전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의 사고가 증가하자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중인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 과다할인을 금지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이 가격경쟁으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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