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미국의 한 게임개발업체의 지분을 엔씨소프트를 통해 사들였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부진했던 해외실적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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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엔씨소프트의 주력 콘텐츠들에 적용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방식은 해외에서 통하지 않아 고전하자 다른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하우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최근 미국 게임개발업체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HPE)에 27억9330만 원을 투자해 지분 37.9%를 확보했다.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39억6천만 원, 영업손실 10억3천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 개발자들의 평균 경력이 13년에 이르고 PC온라인게임 ‘카운트스트라이크’와 ‘에이지오브엠파이어’를 만드는 등 실력은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의 이번 투자가 지난해 부진했던 해외사업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국내 개별 기준으로 매출 6127억 원, 영업이익 2694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고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44%에 이를 만큼 수익성도 좋았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북미와 일본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시장 자회사인 ‘엔씨웨스트홀딩스‘(NC West Holdings)는 2014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 감소한 96억 원에 머물렀다.
일본사업을 맡고 있는 ‘엔씨제팬’(NC Japan)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3년보다 각각 25%와 60% 감소했다. ‘엔씨유럽‘(NC Europe)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90%나 급감했다.
엔씨소프트가 국내시장에서 ‘리니지’ ‘아이온’ 게임을 흥행시키는 데 사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방식이 해외시장에서 잘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가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입을 통해 이 회사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총싸움게임(FPS)이나 전략시뮬레이션(RPG) 개발 노하우를 습득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가 2008년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게임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투자를 받아 국내기업과 협력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관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는 단순한 투자 개념이지 협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엔씨소프트가 히든패스엔터테언민트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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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PE가 개발한 PC온라인 게임 '카운트스트라이크' |
엔씨소프트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의 주요 수익원이 MMORPG게임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게임개발과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해 모바일게임 ‘팡야’와 ‘프로야구육삼공’ 등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게임에 대한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대 수익원 가운데 하나인 ‘리니지’ 게임도 ‘리니지이터널’ 이라는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해 내년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해외시장에서 더 이상 한국형 MMORPG게임이 통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 투자가 협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