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16년 동안 지켜온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 선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이 소모적 점유율 경쟁에서 탈피해 내실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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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이 점유율 50% 사수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면서 앞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5년 2월 무선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49.60%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9년 신세기이동통신과 합병한 뒤 처음이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경쟁기업인 KT와 LG유플러스의 판매량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닌 SK텔레콤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유통망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지난달까지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 회선을 직권해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그동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점유율 50% 선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점유율 사수를 위해 실제 사용되지 않는 ‘허수’ 가입자까지 끌어와 점유율 집계에 반영해 왔다.
그러나 장 사장은 취임 이후 불필요한 경쟁에 집착하기 보다 SK텔레콤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자는 뜻에서 이런 조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치로 SK텔레콤은 금융사기 등에 이용되는 이른바 ‘대포폰’ 등 불량회선과 관련된 이슈도 정면으로 돌파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국내 이통사들을 대상으로 대포폰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등 ‘허수’로 가입된 선불폰 가운데 상당수가 대포폰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SK텔레콤 직원들도 50% 점유율 붕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오히려 기존 점유율에서 거품을 제거해 가입자 기반을 건강하게 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무의미한 점유율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한 회사의 결단”이라며 “이동전화 국내 보급률이 110% 근접한 가운데 점유율 경쟁은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행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고객가치 극대화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이 선도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점유율 50%라는 부담을 지운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거품을 걷어낸 만큼 앞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전념할 것으로 내다본다.
SK텔레콤은 우선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힌 SK브로드밴드와 ‘IPTV+이동통신’ 결합상품 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7일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S6' 판매가 시작되면 SK텔레콤이 공격적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점유율 50% 회복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허수 가입자를 걷어낸 만큼 이제 부담없이 수익성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갤럭시S6 판매와 IPTV와 결합상품 판매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