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에게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의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높이 굴뚝에서 농성을 벌인 지 409일째를 맞았다.
▲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이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에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의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높이 굴뚝에서 409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파인텍 노조의 농성은 스타플렉스의 공장 가동 중간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4년 5월27일부터 2015년 7월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에 이은 두 번째 농성이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 차 지회장은 모두 섬유가공회사인 한국합섬 출신 노동자다.
플렉스원단을 제조해 판매하는 섬유회사 스타플렉스는 2006년 5월 파산해 6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한국합섬을 2010년 7월 인수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합섬 노동자 100여 명의 고용을 승계하는 조건이 들어갔다.
스타플렉스는 한국합섬을 인수한 뒤 ‘스타케미칼’이라는 새 법인을 만들어 2011년부터 한국합섬 공장을 다시 가동했다.
하지만 스타케미칼은 2013년 1월 공장 가동을 멈추고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을 선언한 뒤 청산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차 지회장은 2014년 5월27일 새벽 공장 가동을 요구하며 스타케미칼 공장 45m높이 굴뚝에 올라 회사 청산에 반대하는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차 지회장이 농성을 시작한 지 408일이 지난 2015년 7월8일 회사 사용자측과 노조가 고용보장과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에 관련된 합의를 이뤘고 차 지회장은 농성을 중단했다.
당시 합의서에는 회사가 별도의 법인을 세워 노조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새 법인은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며 단체협약은 2016년 1월 안에 단체교섭을 진행해 체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타케미칼 노동자들은 2016년 1월부터 스타플렉스가 충남 아산에 만든 새 회사인 ‘파인텍’으로 복직해 일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안에 맺기로 한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고 회사가 또 공장 가동을 멈추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2017년 11월12일 다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다만 2015년 7월8일 당시 합의 내용을 두고 노조와 회사는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파인텍 노조 측은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책임은 명백히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에게 있다”며 “김 대표가 한국합섬 공장을 헐값에 인수해 1년 7개월 만에 폐업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그에 맞선 408일의 고공농성으로 이룬 노사합의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며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태도로 맞서고 있다. 공장 운영이 어려워져 가동을 멈춘 것이지 공장을 위장폐업했다는 노조 측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