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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바이트노조원들이 지난 2월 7일 서울 맥도날드 신촌점에서 맥도날드의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점거시위를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
맥도날드가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 때문에 국내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은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임금을 올리면 비용부담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노동자 처우에 인색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업계를 대표하는 맥도날드가 한국과 미국에서 낮은 임금 수준과 열악한 고용환경으로 노동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은 28일 한국 맥도날드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노동자의 시급을 최저임금에서 1만 원으로 인상하고 유연근무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는 근로자의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과 형태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은 국내 맥도날드 매장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교현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위원장은 “매장이 일방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해 급여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이 없으면 강제로 조퇴시켜 인건비를 아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수준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미국에서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 직원들은 최근 시급 15달러 쟁취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받는 시급은 미국정부가 정한 법정 최저임금인 7.25달러에 그치고 있다.
맥도날드 직원들은 지난 16일 튀김 기름 등에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며 산업안전보건국에 맥도날드를 고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업체가 임금 등 노동자 처우에 인색한 이유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수익구조를 꼽는다.
패스트푸드점은 노동집약적 산업이어서 임금을 올리면 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줄어든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업을 포함한 요식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4년 기준 28%에 이른다. 반면 유통업계의 인건비 비중은 9%밖에 되지 않는다.
포천은 “맥도날드나 버거킹이 임금을 인상했을 때보다 월마트가 임금을 인상했을 때 인건비 상승 규모가 더 적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국내 맥도날드 매장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 맥도날드는 현재 매장이 400여 개에 이르며 약 1만8천 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국내 정규직 매니저의 75% 이상, 본사 직원의 50% 이상이 매장 출신이다.
구 위원장은 “맥도날드는 매장별로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을 정해놓고 있어 매출이 떨어지면 그만큼 인건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맥도날드는 24일 해명자료를 내고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직원들의 시급이 낮은 수준이 아니며 유연근무제에 따른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 맥도날드는 “93% 이상의 시간제 매장직원이 7천~9천 원의 시급을 받고 있다”며 “일반 사무직과 동일한 4대보험과 퇴직급, 학비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또 “시간제 매장직원의 90%가 학생과 주부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유연한 근무제도 덕분에 학업이나 가사 일을 병행할 수 있어 근무 만족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