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재 포스코플랜텍 사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유 사장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포스코플랜텍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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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광재 포스코플랜텍 사장 |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이 과거 성진지오택과 합병하는 과정이 검찰수사에서 문제로 지목되면서 구조조정도 힘을 잃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은 지난달 창사 이래 최초로 명예퇴직을 진행했다. 현재 알려진 구조조정 인원은 300여 명 수준이다.
직원들이 원하는 퇴직금과 위로금 규모는 67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에도 노사가 단체교섭을 무교섭으로 체결했고 전체 직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1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유 사장은 포스코플랜텍의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사업분야 구조조정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매년 적자를 내던 조선과 해양플랜트사업을 줄이고 본원사업인 화공과 철강플랜트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에도 힘이 빠지고 있다. 검찰수사가 포스코플랜텍의 전신인 성진지오텍을 포스코가 인수한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스코플랜텍이 원래 강점을 지녔던 화공플랜트사업에 집중하도록 포스코가 지원해 주면 회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화공플랜트 분야의 수주는 포스코건설의 역할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건설이 비자금 조성 문제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온다.
유 사장은 지난해 권오준 사장이 취임할 때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가 됐다.
권 회장은 당시 위기에 빠진 포스코플랜텍을 살리기 위해 유 사장을 포스코플랜텍에 보냈다.
권 회장은 지난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 속에서도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포스코플랜텍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포스코 내부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 조선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포스코플랜텍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포스코는 여덟 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플랜텍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심정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플랜텍의 손실폭을 줄이고 내후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그룹 내에서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으로서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포스코 연결실적에 포스코플랜텍이 포함된다. 포스코의 유상증자로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플랜텍의 지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점도 부담이 된다.
유 사장은 포스코건설 재직 당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함께 포스코건설을 이끌었다. 정동화 전 부회장이 사장일 때 부사장을 지냈고 정동화 전 부회장이 승진했을 때 사장으로 승진했다.
유 사장은 포스코건설 사장 임기 중 1350억 원 규모의 라오스 수력발전소 공사와 칠레에서 2조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등을 수주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