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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후보가 30일 경선에 복귀해 구룡마을을 찾고 있다. |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30일 당과 공천관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정을 취소한 지 사흘 만에 다시 돌아왔다. 황우여 대표가 공천 관리에 유감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몽준 후보의 금권선거 의혹, 김 후보의 선거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 등 후보들 간의 다툼이 사뭇 심각해 경선흥행으로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했던 당 지도부의 의도가 빛을 잃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공천위가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와 갈등이 있었던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관련 후보자들에게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공천위는 더욱 완벽한 운영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김 후보가 제기한 ▲후보등록 기간 연기 ▲서울시장 순회경선 방침을 원샷경선으로 변경 ▲3자로 후보 압축 후 여론조사 재실시 등을 해명하면서 유감을 표명했다.그는 "그동안의 과정은 효율적 공천사무관리 및 일반 국민의 참여 확대를 통한 상향식 공천의 취지를 살리는 것이었을 뿐 김 후보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황식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유감 표명이 불충분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정을 정상화한다“며 다시 경선 일정에 들어갔다. 김 후보는 이어 강남구 구룡마을을 찾아 개발사업에 대한 현황을 듣는 등 계획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서울시 소속 현역 의원들과 지구당 위원장들도 간곡히 복귀를 요청해 당을 먼저 생각한다는 정신으로 나왔다"며 "(당의 조치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되고 무엇보다 서울시장 탈환이 화급한 문제인 만큼 경선 일정을 재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27일 당 지도부와 공천위의 무원칙과 무능이 '특혜 후보' 오해를 불렀다며 경선 일정을 취소한 채 당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칩거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서울지역 의원들은 지난 29일 김 후보 자택을 찾아 경선 복귀를 설득했다.
그러나 김 후보가 경선을 중단하는 동안 '정몽준 의원 광고비 100억 원 집행' 의혹 등이 불거져 나온데다 정 후보 측에서 '김 후보의 선거자금 출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해 향후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난타전과 갈등이 예상된다.
김 후보 측은 정 후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억 원 가량의 광고비를 썼다는 제보를 받고 당 클린선거감시단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지출이 급증한 것은 정 후보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김 후보 측에선 경선 재개를 발표한 뒤 "(당에) 제소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감정싸움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 후보측은 "김 후보야말로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수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의 경선 사무실과 고급 인테리어, 소셜네트워크(SNS) 컨텐츠 등을 준비해 놓았는데 어떤 자금으로 이런 준비작업을 했는지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