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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단기차입금으로 KCGI와 갈등, 조양호 긁어 부스럼 만들었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12-17 15: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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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의 2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조 회장과 KCGI의 내년 초 한진칼 주주총회 의결권을 둘러싼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진칼 단기차입금으로 KCGI와 갈등,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2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양호</a> 긁어 부스럼 만들었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은 내년 주주총회에서 KCGI가 감사를 선임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자리잡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 이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KCGI는 14일 KCGI에서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칼 이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단기 차입금 증액 관련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진칼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 차입금을 1600억 원 늘리기로 한 결정을 두고 '형사상 배임’까지 들며 한진칼이 단기차입금 증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019년 3월로 예상되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한진칼이 KCGI의 감사 선임을 방해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했다고 시각이 퍼지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은 지배력 강화 목적보다는 경영권 방어 목적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한진칼의 계획대로 단기차입금 증액이 이뤄진다면 한진칼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된 KCGI와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최대주주인 조 회장의 의결권 역시 3%로 제한되지만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등 3% 미만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나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조 회장의 특수관계인은 보유한 지분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한진칼 지분을 1% 이상 들고 있는 조 회장의 특수관계인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4%),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 정석인하학원(2.14%), 정석물류학술재단(1.08%) 등이다.  

결국 감사위원 선임에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동원할 수 있는 의결권은 10%를 훌쩍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KCGI가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선 만큼 상황이 오히려 조 회장 등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참여연대 등은 14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을 향해 조 회장의 퇴진과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민연금공단은 3분기말 기준 한진칼 지분의 8.35%를 보유하고 있는 3대주주다. 

조 회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소액주주들도 KCGI의 편으로 기울게 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땅콩 회항, 물컵 갑횡포(갑질), 폭언폭행, 배임혐의 등 한진그룹 오너십과 관련된 여론이 좋지 않다”며 “지배구조 개선 등 제시하는 명분이 충분히 여타 주주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진칼은 3분기 말 기준 전체 지분의 58.38%를 소유 지분률 1% 미만의 소액주주가 쥐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3월 주주총회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CGI가 그동안 한진칼의 지분 획득 목적을 두고 “한진칼의 경영권을 장악할 의도는 없다”고 밝혀왔던 데에서 태도를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KCGI가 한진칼의 행위를 비판하면서 ‘형사상 배임’을 언급한 것을 두고 극단적으로는 조 회장을 형사고발하는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진칼 관계자는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은 정상적 경영활동이라는 기존의 설명 외에 더 언급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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