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던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공급 분야를 태블릿과 노트북 등 대화면 모바일기기로 넓히며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스마트폰시장 침체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 상품인 중소형 올레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는 반면 태블릿과 노트북의 고급화 추세가 가속화되며 사업 기회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내년 실적 전망을 놓고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소형 올레드의 평균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지속을 고려할 때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에도 영업이익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진출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로 LCD패널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패널마저 스마트폰업체의 수요 감소로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지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반등을 위한 활로를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 중소형 올레드의 공급 분야를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과 노트북까지 적극 확대하는 전략으로 출하량 만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IMID) 등 주요 행사에서 전시장을 마련하고 10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중소형 올레드패널 라인업을 고객사들에 선보였다.
이미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태블릿과 노트북에 공급되는 10~12인치대 올레드 패널을 포함해 4K급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15.6인치 크기의 노트북용 올레드 패널도 처음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기술적 특성상 10인치대의 대화면을 구현하기 쉽지 않다"며 "이른 시일에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블릿과 노트북의 고급화로 고사양 부품 탑재가 늘어나는 시장 흐름에 맞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의 라인업을 다양화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전자업체는 고화질 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의 보급 확대에 맞춰 '갤럭시탭S'와 '갤럭시북' 시리즈, '아이패드프로'와 '맥북프로'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탭S4과 갤럭시북2 등 태블릿 주력 상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10~12인치대 올레드 패널을 탑재해 높은 화질과 휴대성을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올레드의 기술적 특성상 LCD 패널보다 원가가 높지만 화질과 전력 효율, 가벼운 무게 등에서 강력한 우위를 갖춰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애플도 최근 고가 아이폰의 차별화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채용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차기 아이패드와 맥북에도 올레드 패널을 탑재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애플을 포함한 세계 전자업체는 태블릿과 노트북의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레드 패널과 같은 신기술 탑재를 늘려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 삼성디스플레이의 15.6인치 노트북용 올레드패널. |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화면에는 스마트폰 최대 6~8대 분량에 사용되는 대면적 디스플레이가 쓰이는 만큼 스마트폰시장에서 올레드 수요 부진을 만회하는 데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패널 기술 우위를 앞세워 노트북과 태블릿용 올레드시장에서 장기간 독점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사가 최근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 공급을 본격화하며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지만 더 넓은 면적의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하려면 연구개발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1년에 처음으로 7.7인치 크기의 태블릿용 올레드패널을 출시했고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유일하게 10인치대 이상의 올레드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레드 패널은 휴대용 IT기기에 적합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라며 "스마트폰 이외 분야로 지속적 수요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