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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분쟁 끝낸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항암제 최종승자 누가 될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11-26 15: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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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룩스와 알파홀딩스가 면역항암제 개발사인 바이럴진을 놓고 벌여왔던 분쟁을 끝내고 ‘남남’이 됐다.

필룩스는 알파홀딩스에 거액을 주고 바이럴진의 잔여 지분과 항암제 아시아 지역 판권을 다시 사들였는데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가운데 어느 쪽이 항암제시장의 최종적 승자가 될지를 놓고 시선이 쏠린다.

◆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각자 갈길 간다

필룩스는 23일 바이럴진의 2대주주였던 알파홀딩스로부터 보유지분 37.6% 전량을 280억 원(871만주)에 인수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정분쟁 끝낸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항암제 최종승자 누가 될까
▲ 안원환 필룩스 대표(왼쪽)와 구희도 알파홀딩스 대표.

필룩스는 이번 바이럴진 지분 인수를 통해 관계자 지분을 합쳐 바이럴진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됐으며 알파홀딩스와 벌였던 모든 법정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필룩스는 알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바이럴진의 면역항암제 관련 아시아 45개국 판권도 다시 돌려받았다.

바이럴진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승인자문위원장인 스캇 월드만 토마스제퍼슨 대학병원 교수가 세운 회사다.

스캇 월드만 박사는 대장암 분야 전문가인데 1990년대 후반 세계 최초로 대장 내의 구아닐린호르몬수용체(GCC)라는 호르몬 유전자를 발견했고 이 유전자가 대장에서 전이되는 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캇 월드만 박사는 구아닐린호르몬수용체의 특성과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고 임상2상을 진행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바이럴진을 설립했다.

알파홀딩스는 반도체 설계회사였는데 2016년 바이럴진에 수차례 투자를 하며 지분 37.6%를 확보했다. 알파홀딩스는 지분 투자 당시 바이럴진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아시아 45개 나라 판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필룩스는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올해 3월 바이럴진 스캇 월드만 박사로부터 바이럴진 지분 62.3%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알파홀딩스는 이에 반발했고 이후 두 회사는 소송전을 벌여왔다.

필룩스와 알파홀딩스는 9월 그동안의 법정 다툼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번 지분 완전 인수 발표를 통해 필룩스가 알파홀딩스의 지분과 아시아 판권을 되사주는 조건에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알파홀딩스는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인 ‘온코섹’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알파홀딩스가 온코섹 최대주주에 오른 것을 놓고 필룩스의 바이럴진 인수로 바이럴진을 통한 항암제 개발사업 진출이 어려워지자 ‘대안’을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최후에 웃는 기업은 어딜까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모두 이번 지분 양수도를 통해 나름대로 이득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정분쟁 끝낸 필룩스와 알파홀딩스, 항암제 최종승자 누가 될까
▲ 스캇 월드만 박사.

필룩스는 바이럴진을 둘러싼 분쟁을 끝내면서 사업상 위험요인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원환 필룩스 대표는 “바이럴진을 둘러싼 알파홀딩스와 미국 소송으로 사업 진행이 다소 차질이 있었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에서 위험이 제거됐다”며 “면역항암제 개발 임상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분 인수로 필룩스의 미국 계열사 리미나투스 파마의 나스닥 상장 작업도 본격 추진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파홀딩스 역시 바이럴진 지분은 건네줬지만 막대한 투자차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이번 바이럴진 지분 매각으로 필룩스로부터 280억 원을 받았는데 이는 2년 전 투자금 총액의 185% 수준이다. 투자금이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알파홀딩스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온코섹의 바이오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자금력도 확보했다.

온코섹은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12’를 활용한 면역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미국 머크의 파트너사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인터루킨 항암제 관련 기업 가운데 머크의 대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항암제를 같이 투여하는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는 온코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코섹은 10월부터 머크와 손잡고 피부암인 흑색종과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암제 병용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파홀딩스는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위한 바이오R&D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동탄테크노밸리에 36억 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암제 개발은 최종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성공 확률도 높지 않다”며 “시간이 흐르면 필룩스와 알파홀딩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필룩스 주가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5.30%(750원) 떨어진 1만34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알파홀딩스 주가는 3.59%(400원) 오른 1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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