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디지털 플랫폼에 계열사들을 한 데 모아 '하나금융그룹 디지털 혁신’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 ‘하나멤버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이 2015년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통합 플랫폼으로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 6곳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고객들을 ‘하나머니’로 묶어 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 금융서비스 ‘하이뱅킹’, 하나은행의 환전서비스 등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면서 누적 회원수가 1400만 명을 넘었다. 하나멤버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추가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금융’을 앞세워 하나금융그룹을 혁신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업종별로 약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빅데이터와 핀테크가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기의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서는 금융그룹의 통합 시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인천 청라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선포식’에서 통합 데이터센터를 힘주어 자랑했다.
통합 데이터센터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정보통신(IT) 역량을 한 데 모은 장소로 지금까지 모은 빅데이터 양은 약 2페타바이트(PB) 정도다. DVD 영화로 전환하면 약 34만8천 편 수준이다.
김 회장은 “은행 따로 증권 따로 보험 따로 데이터를 관리하면 정보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통합하면 비용도 줄이고 효율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바다의 물에 비유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들기 위해 정제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는 곳이 통합 데이터센터”라고 덧붙였다.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확보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져야 하는 만큼 고객들의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할 기폭제로 김 회장은 '하나멤버스'를 점찍었다.
하나멤버스가 인기몰이를 하게 되면 신규 고객을 더욱 많이 유치할 수 있을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의 각 계열사에 속한 고객들이 다른 계열사의 고객이 될수도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나멤버스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 6개 계열사들이 입점해 있는 공간으로 이 회사들은 모두 하나멤버스 고객들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멤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아질수록 이를 활용해 하나멤버스 플랫폼 안에서 각 계열사들이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하나멤버스 고객들의 평균 연령을 고려해 하나은행이 이를 반영한 새 상품을 추가하거나 상품 내용을 바꿔볼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전에 하나멤버십이라는 통합 플랫폼을 내놨을 때는 고객들이 다소 생소하다고 느꼈는데 최근 여러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반응이 좋아졌다”며 “향후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을 '금융'이 아닌 ‘데이터 회사’라고 표현할 정도로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에 관심이 많다.
그는 “하나금융의 미래가 데이터산업에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룹의 디지털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