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황창규 KT 회장 |
KT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T는 지난달 KT렌탈 매각이 흥행에 성공하며 재무건전성 회복과 신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 온 사업구조조정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10일 KT 주가는 전날보다 1.97%(600원) 내린 2만9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KT 주가는 지난해 12월23일 3만33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어 올해 들어서도 3만 원 안팎을 오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KT 주가는 롯데그룹이 지난달 23일 KT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면서 반등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롯데그룹이 시장가보다 높은 1조원 안팎의 입찰가를 제시해 KT의 자금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KT는 롯데그룹과 KT렌탈 지분 58%를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이번 주 안에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최근 KT렌탈에 대한 2차 실사를 끝낸 상태다.
KT와 롯데그룹은 KT렌탈의 회사 가치에 대해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은 KT렌탈 직원에 대한 고용보장기간을 놓고 최종 조율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렌탈 매각대금은 계약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1조 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KT는 KT렌탈 매각으로 애초 시장예상보다 2천억~3천억 원 더 많은 자금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황 회장은 KT렌탈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을 손에 쥐면 KT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지난 3분기까지 이자보상배율이 기준치인 ‘1’에 못 미쳐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에도 급급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계열사 매각 등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통신사업과 관련이 없는 계열사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황 회장은 KT렌탈 매각을 성사시키면서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내세운 ‘기가토피아’ 구상을 실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KT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연간으로 29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에 34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직전분기보다 무려 90%나 감소한 수준이었다.
KT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KT 주가의 부진은 이런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대부분의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 6일 분석한 자료를 보면 KT는 지난 3년 동안 11개 사업부문 가운데 7개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무선, 인터넷 부문의 매출이 2011년 이후 급감했다. 특히 유선전화와 단말기 판매 부문은 매출이 이 기간 2조 원 이상 줄었다.
유선전화 부문은 2011년 3조8077억 원에서 31.5%인 1조2012억 원이 줄어든 2조6065억 원으로 떨어졌다. 상품 부문 매출도 8645억 원이 감소했다.
3년 동안 매출이 늘어난 곳은 렌탈과 금융, 콘텐츠, 미디어 부문 등 4개 사업부문뿐이다. KT는 이들 사업에 대해 매각 등을 통해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T렌탈 매각에 이어 금융부문인 KT캐피탈도 매각이 예정돼 있다. KT의 매출이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황 회장이 내놓은 5대 성장사업에서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거나 추가 구조조정 등 확실한 대안이 없으면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