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서 OTT '체류시간 점유율 60%' 독주 모드, 시청자 붙잡는 힘은 'K 콘텐츠'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6-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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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가 한국 OTT 시장에서 압도적 시청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넷플릭스의 동영상 콘텐츠 홍보용 이미지. <넷플릭스>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느냐보다 시청자들이 얼마나 체류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OTT 이용자 점유율에서 40%를 밑돌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에서는 60%에 육박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한국 이용자가 끝까지 볼만한 로컬 시리즈와 예능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온 것이 체류시간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국내 OTT 업계 상황을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이용자 수보다 사용시간에서 더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5월 국내 주요 OTT 서비스 앱의 이용자 점유율은 넷플릭스 37.8%, 쿠팡플레이 24.4%, 티빙 17.8%, 디즈니플러스 6.7%, 웨이브 6.1%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에서는 격차가 훨씬 컸다.
넷플릭스의 사용시간 점유율은 57.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는 국내 OTT 시장의 40%를 밑돌지만 시청시간 기준으로는 60%가량을 넷플릭스가 가져간 셈이다.
이는 넷플릭스의 우위가 단순한 가입자 규모나 앱 설치 기반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용자를 오래 머물게 하고 다음 회차까지 이어 보게 만드는 콘텐츠 경쟁력이 사용시간 격차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가 로컬 콘텐츠를 꾸준히 축적해 온 점이 한국 이용자를 오래 붙잡는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디지털아이에 따르면 2025년 한국 넷플릭스에서 도달률 기준 상위 100개 작품 가운데 시청 완료율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작품은 모두 한국 제작 콘텐츠로 집계됐다. 국내 이용자들이 넷플릭스에서 해외 대작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형 드라마, 예능, 시리즈 콘텐츠를 끝까지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5월에 공개했던 작품들을 보면 ‘원더풀스’도 있었고 예능에서는 ‘유재석 캠프’도 있었다”며 “다양한 작품들이 구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콘텐츠 양보다 시청 흐름을 이어가게 만드는 구조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편을 본 이용자가 다음 회차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시즌제·시리즈형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추천 알고리즘과 결합해 연속 시청을 유도해 왔다는 것이다.
▲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의 시청 완료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넷플릭스>
국내 OTT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국내 OTT 플랫폼은 그동안 통신·유통 멤버십, 스포츠 중계권, 인기 지식재산(IP) 확보 등을 통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지표를 비교하면 체류시간 경쟁의 의미는 더 선명해진다.
쿠팡플레이는 5월 이용자 점유율 24.4%로 넷플릭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은 6.5%에 그쳤다.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을 기반으로 이용자 접점은 넓혔지만 이용자를 오래 머물게 하거나 회차를 이어 보게 만드는 시청 습관 형성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티빙은 이용자 점유율이 17.8%로 쿠팡플레이보다 낮았지만 사용시간 점유율은 24.8%로 쿠팡플레이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프로야구 중계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이용자의 반복 접속과 장시간 시청을 이끄는 데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OTT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설수록 체류시간이 플랫폼들에게 더욱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OTT 보급률이 높아지고 주요 서비스의 가입 기반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신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의 과제는 이용자를 새로 데려오는 것보다 기존 가입자의 해지를 막고 이용 빈도를 높이는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체류시간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실제로 얼마나 자주, 오래 쓰는지를 보여준다. 단순 가입자 수가 유입 규모를 나타낸다면 체류시간은 가입자 충성도와 콘텐츠 소비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구독형 OTT에서는 이용자가 오래 본다고 해서 구독료를 더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체류시간이 긴 이용자일수록 서비스를 끊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해지 방어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광고형 요금제 확대도 체류시간의 의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시청시간이 늘어난다고 광고 단가나 광고 매출이 자동으로 오르는 구조는 아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TV 방송국처럼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광고가 편성되는 구조와 OTT는 다소 다르다”며 “시청시간이 높다고 해서 이후 즉각적으로 광고 단가가 높아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시간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일수록 광고주 입장에서는 이용자 접점과 집중도를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 체류시간이 광고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 경쟁력을 설명하는 근거로는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