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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 청와대 정책실장 김용범 '낙관론'에 커지는 시장 경계감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5-26 16: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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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을 “성공의 비용”으로 규정하면서 이재명 정부 경제철학의 윤곽이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고성장 국면 진입을 전제로 경제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은 국가가 적극 개입해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내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치권과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체감경기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의 ‘낙관적’ 태도가 시장 과열과 리스크 관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 청와대 정책실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04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용범</a> '낙관론'에 커지는 시장 경계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3고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현 경제 상황을 바라보면서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4월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정부와 정치권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김 실장이 작성한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둘러싸고 여러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특히 최근의 환율 상승을 두고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외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국 증시 급등 과정에서 발생한 외국인 평가차익 실현과 환전 수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역시 단순한 경기 둔화 신호가 아니라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성장률·물가 전망 상향,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보여온 경제 인식보다 한층 적극적이고 구조적인 해석으로 읽힌다.

그동안 정부는 수출 회복과 AI 산업 성장 가능성, 대외건전성 등을 근거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김 실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율 상승과 고금리, 자산가격 상승 자체를 ‘새로운 성장체제 진입 과정’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김 실장이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AI·반도체 산업 중심의 초과이윤과 자산 재평가, 임금 상승, 세수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새로운 경제 환경에 진입했다는 진단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실장의 이번 글이 단순한 경제 진단을 넘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과를 과시하는 성격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코스피는 이날 종가기준으로 8천 선을 넘어 8047선에 안착했다.

하지만 반도체·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자산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 불안 요소에 대한 대응과 경계보다 ‘장밋빛 성장’의 기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테면 최근의 고금리·고환율·고물가 현상을 한국경제의 ‘성공 비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과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 글로벌 공급망 충격 등 대외 변수 영향이 여전히 절대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과 일본 기준금리 인상 등의 흐름 속에서 글로벌 자금 재배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와 AI 중심의 성장 흐름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과 증시 지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환율·고물가 부담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김 실장 본인도 자신의 글에서 단순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오히려 시장 불안과 자산 쏠림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면서 정부 역할 확대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실장은 물가 문제와 관련해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와 취약계층 지원,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물가 문제만큼은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도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목성장률 상승과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물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뿐 아니라 투기 수요 억제와 자본 쏠림 차단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금융시장과 관련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 실장은 외국인 보유 국내자산 규모가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 재배치가 발생할 경우 외환·금융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 퇴직연금과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통한 국내 주식 보유 확대 필요성도 제시했다.

이런 ‘경계심’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새로운 성장체제’라는 큰 흐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산시장 과열과 부채 리스크, 양극화 심화 가능성 등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 청와대 정책실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04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용범</a> '낙관론'에 커지는 시장 경계감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6·3 지방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발언을 “오만한 발상”이라고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민생의 고통을) '도약의 마찰음'이니 참으라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든 것은 성공의 비용이니 인식의 틀을 바꾸라고 한다”며 “이 얼마나 오만한 발상인가. 민생의 절규가 성공의 비용으로 들린다면 이재명 정권은 국민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의 경제 현실 인식 체계가 얼마나 국민 삶과 동떨어져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최악의 망언”이라며 “3고 현상은 이재명 정부 경제 실패의 표상”이라고 적었다.

송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는 2천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데 금리가 조금만 더 올라가도 취약차주 부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리스크 등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다”며 김 정책실장의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반면 청와대는 논란이 확산하자 서민경제 부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현재 상황이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금융 지원 확대와 주요 품목 수급·물가 안정 조치, 부동산·외환시장의 안정적 관리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과 내년도 예산안에 국민 부담 완화 과제들을 적극 반영하고 예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응 체계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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