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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녹색철강 산업 자금난 허덕, 'K스틸법'만으로 포스코 지원 부족 가능성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3-04 13: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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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녹색철강 산업 자금난 허덕,  'K스틸법'만으로 포스코 지원 부족 가능성
▲ 스웨덴 철강사 '스테그라'는 최근 자금난으로 수소환원제철로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스테그라가 스웨덴 보덴에 건설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로 현장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전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자금난에 잇달아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K스틸법'을 통해 포스코 중심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금 규모가 해외 철강사들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문제를 맞닥뜨릴 수 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에서 그린수소를 이용하는 녹색 철강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취소, 중단,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생산 비용이 매우 높은데다 대량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인 철강업이 완전히 탈탄소화하려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필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에 코크스를 사용하던 공정 과정에서 촉매를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로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대신 물이 나온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의 제누이노 크리스티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관련해 "필요한 규모만큼 수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되는 스웨덴 철강사 '스테그라'에 따르면 향후 그린수소 공급이 원활해진다고 가정해도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따른 녹색 철강의 가격은 기존 철강보다 약 30% 이상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가격 때문에 제품이 팔리지 않을 것을 고려해 아르셀로미탈, 독일 잘츠기터 등 글로벌 대형 철강사들은 고철 기반 전기로 생산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독일 철강사 티센크루프의 경우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포기하지는 않았으나 유럽연합(EU) 당국과 보조금 조건을 재협상하고 있다.

각국 기관과 기업들의 산업 협의체 '산업 전환 리더십 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년 기준 연간 글로벌 녹색 철강 예상 생산량은 약 2800만 톤으로 전망됐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은 약 18억8500만 톤인데 녹색 철강 생산 전망치는 이것의 약 1.5%에 불과한 셈이다.

그마저도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건설되고 있는 녹색철강 설비 용량은 협의체가 발표한 수치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 녹색철강 산업 자금난 허덕,  'K스틸법'만으로 포스코 지원 부족 가능성
▲ 포스코 파이넥스 2공장 모습.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철강사들이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점은 자금 부족이다.

스테그라가 건설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로의 예상 비용은 인플레이션 영향에 약 10억 달러(약 1조5천억 원)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이런 와중 경기 위축으로 투자금 유치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스테그라는 스웨덴 정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등에 추가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테그라가 이들로부터 받은 보조금 규모는 한화 기준으로 약 72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한국 정부가 포스코에 제공하려는 금액보다 훨씬 많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포스코에 약 3088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6월부터 시행될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한국보다 많은 지원을 받은 스테그라, 티센크루프 등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K스틸법만으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그 뒤에 있을 상용화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티센크루프는 유럽연합 집행위로부터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약 20억 유로(약 2조9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

티센크루프가 받은 보조금은 2023년 7월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아 독일 연방정부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가 함께 지원했으며 약 5억5천만 유로 규모 설비 건설 지원금과 14억5천만 유로의 운영 및 그린수소 조달자금으로 구성됐다. 

포스코와 비교하면 거의 10배에 달하는 지원을 받은 셈이다.

다만 K스틸법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녹색 철강 제품을 매입한다는 계획도 두고 있어 해외 철강사들이 겪는 수요 부진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또 포항이나 광양 등 철강 생산 거점을 저탄소철강 특구로 지정하고 포스코가 건설하는 설비에 30~40% 수준의 높은 세액공제를 제공해 비용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간접적인 지원들이 얼마나 효과를 보느냐가 K스틸법의 성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솔루션은 "현재 포스코 같은 국내 철강사들이 수조 원대에 달하는 상용 설비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는 정부의 리스크 분담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최근 예타 조사를 통한 실증 사업에는 국비 지원액이 3088억 원 배정됐는데 이는 총 설비 전환 비용 47조3천억 원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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