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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사업으로 내수 부진 방어, 박윤기 필리핀 법인 '비용 혁신' 통했다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2026-02-05 10: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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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사업으로 내수 부진 방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9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기</a> 필리핀 법인 '비용 혁신' 통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사진)가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사업만은 지켜내며 이번에도 '비용 혁신' 전략이 통했음을 증명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지난해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사업 호전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만 보면 음료와 주류 등 핵심 사업에서 잘 팔린 제품을 찾기 힘들지만 글로벌 사업으로 눈을 돌려보면 필리핀과 파키스탄, 미얀마 등에서 성적이 고르게 개선되면서다.

특히 박 대표가 국내에 적용하고 있는 일종의 비용 혁신 프로젝트 'ZBB 프로젝트'를 이식한 필리핀 법인의 수익성 개선 성과가 돋보였다.

5일 롯데칠성음료의 2025년 성적표를 보면 사실상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글로벌 사업만큼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글로벌 사업에서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344억 원, 영업이익 67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42.1%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내수 음료사업 및 주류사업의 성적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성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내수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에서 매출을 각각 1조6726억 원, 6723억 원 냈다. 2024년보다 각각 5.8%, 8.6% 뒷걸음질했다.

품목별 성적도 처참하다. 음료사업만 보면 에너지음료를 빼놓고 탄산과 주스, 커피, 생수, 스포츠 등 모든 품목의 매출이 감소했다. 주류사업은 2024년보다 2025년에 많은 매출을 올린 품목이 단 하나도 없다.

롯데칠성음료가 그나마 지난해 글로벌 사업의 성과로 내수 부진을 어느 정도 방어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필리핀 법인이 부각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해외 자회사인 필리핀 법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711억 원, 영업이익 78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51.0% 증가했다. 파키스탄 법인과 미얀마 법인이 4분기에 부진했던 점을 감안할 때 돋보이는 성과다.

필리핀 법인의 수익성이 개선된 이유로 꼽히는 대목은 바로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에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애초 필리핀 법인은 롯데칠성음료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다. 수익성 구조가 문제였다. 2024년 필리핀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0%대였다.

하지만 2024년부터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진행된 '피닉스 프로젝트'로 필리핀 법인이 환골탈태하기 시작했다. 

피닉스 프로젝트는 박 대표가 한국에서 실시했던 ZBB 프로젝트를 필리핀 법인에 이식한 것이다. ZBB는 예산을 '0'에서 재설계하는 전략으로 2021년 국내 주류 사업 부문 흑자 전환을 이끌며 효과를 입증했다. 

박 대표는 ZBB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팀을 필리핀 법인에 파견해 체질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경영 효율화 작업은 크게 △생산 △영업·물류 △관리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우선 생산 측면에서는 수요 예측, 재고 운영, 생산 계획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생산라인 개선을 통해 제조 경비를 절감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영업·물류 영역에서는 직접판매 조직을 강화하고 판매 채널 범위를 확대하며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한 수송 및 물류센터 통합 운영 등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잘 팔리는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취급 품목 수(SKU)를 조정하며 효율화에 몰두했다.

기존 수작업을 병행했던 업무 프로세스도 IT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스템을 선진화하면서 업무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사업으로 내수 부진 방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9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윤기</a> 필리핀 법인 '비용 혁신' 통했다
▲ 롯데칠성음료 필리핀펩시 공장 전경. <롯데칠성음료>

피닉스 프로젝트는 실제 효과를 냈다. 

프로젝트가 종료된 뒤 첫 분기인 지난해 4분기 필리핀 법인은 1년 전보다 151.0% 증가한 영업이익 78억 원을 냈다. 

프로젝트 도입 전인 2024년 1분기에는 영업손실 22억 원을 냈는데 약 1년 반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필리핀 법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환경 개선으로 인한 매출 호조 및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피닉스 프로젝트를 필리핀 법인에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ZBB 프로젝트에 대한 박 대표의 자신감 덕분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ZBB 프로젝트 설계자다. 그는 2017년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의 전략을 총괄하는 경영전략부문장을 맡으면서 ZBB 프로젝트를 처음 꺼내 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8년부터 진행한 음료사업 ZBB 프로젝트를 통해 3년 동안 영업손익에서 약 1천억 원의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칠성사이다, 트레비 등 주력 제품을 키우고 공장 생산 효율화를 진행한 효과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2월부터 주류사업에도 ZBB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중점 과제를 선정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낭비요소를 제거해 빠른 시간 안에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2020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판매관리비는 2362억 원으로 2019년보다 2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필리핀 법인에서 성과를 확인한 만큼 ZBB 프로젝트 기반의 경영 효율화 모델을 미얀마, 파키스탄 등 다른 해외 법인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미얀마와 파키스탄 법인은 2025년 연간 기준으로 보면 성적이 좋았으나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모두 후퇴했다.

ZBB 프로젝트의 한계도 물론 존재한다. 비용 절감과 효율화에 강점이 있는 전략인 만큼 장기적으로 브랜드 투자와 신사업 성장까지 동시에 끌어낼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ZBB 프로젝트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 측면에서는 분명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경쟁력과 제품력 강화가 함께 뒷받침돼야 성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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