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K배터리 3사 모두 '무배당', 실적 악화·설비투자 부담에 주주환원 '언감생심'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2026-02-02 15: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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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베터리셀 3사가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3사 모두 배당하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해외 공장 건설과 기존 공장 증설, 생산라인 전환 등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모두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배당 재개 시점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사>
2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배터리셀 3사의 배당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유럽과 북미 친환경 정책 완화와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겹치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중국발 저가 배터리 공세도 한 몫 했다. 중국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셀 3사의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5년 4%에 그쳤다.
삼성SDI는 지난해 1월 업황 부진과 투자 확대를 이유로 2025~2027년까지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부진에 따라 올해 무배당을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23조6718억 원, 영업이익 1조3461억 원을 거두며 국내 배터리셀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LG화학으로부터 분할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생산설비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자금 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 배터리 공장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잉여현금흐름(FCF)은 –5조9157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같은 기간 동안 설비투자(CAPEX)에만 7조9545억 원을 지출했다.
삼성SDI의 잉여현금흐름도 –1조9775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설비투자에 지출한 금액은 2조3421억 원이 넘는다. SK온도 설비투자에 2조6610억 원을 투입했으며 현금 유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인 신규 공장 건설과 증설 작업이 남아 있어 한동안 상당한 투자금 지출이 불가피해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 퀸크릭 단독 공장 1개와 합작 공장 2개 등 총 3개의 미국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미 합작공장을 포함해 총 2개, SK온도 현대자동차와의 합작공장을 포함해 총 2개의 미국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공장을 증축하고, 기존 삼원계 배터리 생산라인을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3사가 사업 전략을 전기차 중심에서 ESS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LFP 배터리 생산량 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2028년 주주환원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예정돼 있는 만큼 실적 반등을 통해 배당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온의 경우 기업공개(IPO) 일정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회사는 2026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SK이노베이션이 이를 조기 상환하며 상장 계획이 연기됐다. 현재는 2028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상장 추진 시점에 기업가치제고 계획과 주주환원 방침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뚜렷한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LG화학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주주환원 압박은 점차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이 성장 산업인 만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회사의 여력을 따져봤을 때 당분간 배당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