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구조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성장 중심의 정책 전환과 인공지능(AI) 기반 신성장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18일 방송된 KBS 시사대담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 다시 출발하려면 훨씬 더 큰 힘이 든다”며 “지금 전환하지 않으면 자본과 인력 유출과 같은 '리소스 탈출'로 경제 회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8일 방송된 시사대담 프로그램(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발언하는 모습.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한국 경제의 핵심 문제로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하락해 왔고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잠재력은 있지만 정책과 행동이 실제 결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성장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제도 환경이 지목됐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와 의무가 늘어나면서 불리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성장으로 얻는 과실보다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더 커지다 보니 많은 기업이 현상 유지를 선택하게 된다”며 “이 구조에서는 기업 성장이 국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의 사례를 들면서 “대만은 국부 펀드를 만들어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TSMC를 만들었다”며 “많은 대기업들이 들어와 경쟁해야 성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제 형벌 조항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투자 프로세스에 ‘징역형’과 같은 형사 처벌 리스크가 포함되면 기업이 감당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가들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계산 가능한’ 법적 환경 조성을 촉구한 것이다.
일본과 협력도 새로운 성장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 원의 부가가치가 생긴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제3국 한일 동시방문 여행상품’ 등 더욱 다양한 상품과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고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수준의 문명적 변화”라며 국가 차원의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상품 테스트(PoC) 지원 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특히 “한국 안에서만 쓰는 AI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자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