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시민과경제  경제일반

경제체력 믿지 못해 출렁이는 원화값, 'K자형 회복' 양극화 우려 커진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6-01-16 16:46:0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원화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은 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정부까지 이례적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 수급은 여전히 달러 자산에 쏠리며 시장이 국내 경제의 기본체력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체력 믿지 못해 출렁이는 원화값, 'K자형 회복' 양극화 우려 커진다
▲ 16일 오후 3시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9원 오른 1473.6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장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내성이 생겼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반도체 등 일부 산업만 잘 나가는 ‘K자형’ 성장에 관한 우려가 원화 약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서는 전날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인 것과 관련해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과 원화 가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하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현지시각 14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현재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체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오자 즉시 야간 역외거래에서 1462원까지 내렸다. 주간거래 마감 환율(1477.5원)과 비교해 단숨에 10원 이상 내리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15일 아침이 되자 다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폭은 줄었고 결국 1470원을 눈앞에 둔 1469.7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3.9원 오른 1473.6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전례 없는 미국 정부의 구두개입 효과도 하루를 가지 못한 셈이다. 

시장 투자자들이 오히려 원/달러 환율 하락을 기회로 인식하고 달러 매입에 나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날도 역외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락하자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금의 달러 저가 매수 기회” “주식 계좌에 있는 예수금 지금 다 달러로 바꾼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곧 올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하고 증권사 등 기업 외환담당자들을 소환하는 등 고강도 개입을 펼치면서 환율이 떨어졌을 때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5년 12월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개인 고객의 달러화 환전금액(현찰 기준)은 4억8081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환전금액은 2290만 달러로 지난해 1~11월 평균치(1043만 달러)의 2배를 웃돌았다.

금융당국이 한국 경제의 단단한 기초체력을 강조하며 환율 잡기에 힘을 싣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경제체력 믿지 못해 출렁이는 원화값, 'K자형 회복' 양극화 우려 커진다
▲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시장상화점검회의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환율과 경제 기초체력 괴리가 계속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외환당국의 정책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반도체에 치우친 수출구조, 내수회복 지연 등이 원화 가치의 상대적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수급 규제를 넘어 중장기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세의 가장 직접적 원인은 해외 투자 확대 등 수급”이라면서도 “코스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로 자금이 계속 나가는 것은 시장이 국내 자산에 관한 장기 전망을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 증가 대부분을 미국 인공지능(AI)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기업 호황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를 빼면 석유, 화학, 철강, 건설 등 산업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비IT품목 수출은 수년 동안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시장에서 수출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신년사에서 K자형 경기회복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2026년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산업부문 사이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으로 체감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K자형 성장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산업·기업·계층 사이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말한다. 일부 분야와 계층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다른 영역에서는 침체가 계속되면서 성과가 ‘K’자 형태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당국은 국내 투자 세제혜택 등에 이어 거시건전성 조치에 나서겠다며 환율 잡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전날 외환시장 브리핑에서 “역외 외국인들은 한국 펀더멘털과 환율 괴리가 크다는 평가에 공감하지만 내국인들은 환율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환율 상승 기대에서 비롯한 국내 가수요가 현재의 고환율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 등 세제 지원 효과가 미미하면 우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거시건전성 규제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이날까지 11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어제 하루를 제외하고 10거래일 내내 상승했다. 새해 들어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9원에서 1473.6원으로 34.6원 올랐다. 박혜린 기자

최신기사

토스 1811억 규모 유상증자 실시, 토스페이먼츠 지분 추가 취득 목적
하나금융, BNK·iM금융지주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
2차 종합특검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17개 혐의·최대 251명·최장 170일
코스피 '또 다시 사상 최고치' 4840선 마감, 3% 더 오르면 '코스피 5천'
이재명 여·야 지도부와 오찬, "행정통합·기업문제·경제형벌 협력 당부"
[오늘의 주목주] '미국 제련소 협력' 고려아연 주가 10%대 상승, 코스닥 알테오젠도..
[이주의 ETF]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리아원자력' 19%대 올라 상승률 1위..
미국서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 28일 열려, 이재용·홍라희 삼성가 총출동
[16일 오!정말] 민주당 정청래 "국힘 장동력 대표님, 밥 안 먹으면 배고프다"
MBK 홈플러스에 긴급운영자금 1천억 지원, "회생 가능성 높이겠다"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