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월13일 일본 나라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가 외교 정책에 앞세우는 실용주의 기조와 ‘셔틀외교’가 긍정적 성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외신 및 해외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각) 미국 타임은 “중국과 일본이 서로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일제히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며 “새로운 중심 역할로 자리잡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앞으로 60년에 걸쳐서도 굳건한 협력을 이어가자는 데 입을 모았다.
타임은 중국이 일본을 고립시키려는 목적으로 외교 및 무역 측면의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이뤄진 뒤 약 일주일만에 이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리하오 도쿄대 교수 겸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타임과 인터뷰에서 “
이재명 정부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관계 개선을 추진하며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신세를 피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실질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고 중재 역할을 하는 ‘셔틀외교’를 통해 두 국가와 모두 우호적 관계를 강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일본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같은 경제적 압박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우방국에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자석을 비롯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등 일본의 주요 제조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에 중국의 침공과 같은 유사 사태가 발생한다면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
특히 희토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된 만큼 효과적 무역보복 수단으로 꼽힌다.
|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월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만찬 뒤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리 교수는 결국 일본이 중국과 갈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 사실상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중국도 한국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 코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일본은 한국이 중국 편에 서는 상황을 막아야만 한다”며 “중국이 한국을 끌어들인다면 일본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 관계가 지나치게 밀접해진다면 일본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일 관계 개선에 분명한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타임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양국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한국이 이처럼 중립 노선을 지켜내면서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코가 교수는 중국과 일본이 동시에 한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면서 자연히 한국의 지정학적 위상이 높아지고 외교 중심지 역할로 발전하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정부가 중국 및 일본과 관계에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는 전략이 실질적 성과를 낳고 있다는 뜻이다.
타임은 “한국은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 삼아 중국에 한한령 해제를 압박하거나 북한 핵 억제에 중국의 분명한 협조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리 교수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과 같은 균형 잡힌 태도를 앞으로도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타임은 향후 미국 정부의 태도가 상황을 바꿀 만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목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아직 중일 갈등이나 대만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