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국GM 강성 노조위원장 뽑혀, 내년 노란봉투법 시행 맞물려 노사 갈등 더 심해지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12-15 15:27:46
확대축소
공유하기
▲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노동조합이 최근 새로운 강성 지도부를 선출한 가운데 내년 노란통투법 시행과 맞물려 노사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왼쪽)과 안규백 한국GM 노조 지부장. <현대차 노조, 한국GM 노조>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노동조합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 가운데 내년 노사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조와 3조 개정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현대차는 강성인 이종철 후보가, 한국GM은 2년 동안 노조를 이끌어 온 안규백 지부장이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노란봉투법이 노조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현대차와 한국GM 노조는 근로 조건뿐 아니라 해외 차량 생산, 서비스센터 문제 등에서 벌써부터 사측과 적지 않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와 한국GM 노사 대립이 새로운 지도부 체제에서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한국GM 노조는 최근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둔 만큼 이번 노조 지도부는 노사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란봉투법이 노조의 쟁의 대상을 ‘근로조건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 상 결정’으로 확대하면서 노사가 충돌할 사안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현대차 임금과 단체협상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에는 강성으로 평가받는 이종철 후보가 당선됐다. 이 지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 중심, 현장권력 복원’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생산라인 근무시간 1시간 단축(주 35시간제)과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상여금 800%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지부장 공약을 보면 올해 노조가 임단협에서 꺼내들었던 요구안보다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여럿 있다. 공약 대부분이 사측의 경영권이나 인건비와 직결되는 것들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도 7년 만에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내년 협상에서는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 판매 모델 현지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국GM 노사는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를 놓고 갈등이 깊은 상황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까지 나서서 국내 철수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철수를 위한 밑작업 중이라며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다. 사측 입장에서는 미국 자동차 관세 문제 때문에라도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는 국내 생산 물량 감소에 따른 일자리와 수당이 줄어드는 문제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노조가 적극적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한국GM 노조에서는 안규백 지부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GM 노사는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를 놓고 갈등이 깊은 상황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까지 나서서 국내 철수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철수를 위한 밑작업 중이라며 계속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서 임단협이 끝나면 그 다음해 협상까지는 노사 갈등이 잠잠한 것이 보통이지만, 한국GM을 보면 현재 노사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사측이 예정대로 직영 서비스센터를 매각하기로 한 만큼, 좋지 않은 분위기가 내년 임단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GM 노조도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올해 임금협상에서 부분파업을 벌였다. 사측과 입장 차이가 커지면서 총파업까지 예고했지만, 총파업 직전 임금협상이 마무리됐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약속해 놓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임금협상에서는 더 강하게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사측으로서는 안 지부장이 연임하면서 연속성을 가지고 투쟁이 가능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한국GM 모두 노조위원장이 강성으로 평가받는 만큼 내년 임단협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서도 의견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측 입장에서 보면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한 만큼, 노조에서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