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회장이 넥슨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이런 결정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다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게임업계 일부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다툼이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
|
▲ 김정주 NXC 대표 |
하지만 넥슨의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넥슨의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남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넥슨은 지난달 26일 920억 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한다고 도쿄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넥슨의 이런 조치에 대해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에 참여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넥슨 일본 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주 회장은 넥슨의 엔씨소프트 경영참여에 대해 엔씨소프트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이유로 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협력으로 경영권 다툼이 힘들어졌다고 판단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넥슨이 자사주를 매입한다 해서 엔씨소프트 경영참여에 소극적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넥슨의 자금력을 고려했을 때 920억 원은 그다지 큰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넥슨은 여전히 1조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에 기업인수를 추진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며 “출혈이 커 지분매입 경쟁을 할 가능성이 많지 않지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향후 김정주 회장의 행보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넥슨도 “자사주 매입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7일 열리는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넥슨이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6.88%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끌어들일 경우 주주총회는 물론 향후 경영권 분쟁에도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다.
넥슨이 보유한 15.08% 지분에 국민연금이 소유한 지분을 더하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지분을 합한 18.9%보다 많다. 외국 기관투자자들도 엔씨소프트 지분 23%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넥슨이 주주총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경영권 다툼의 여지는 남아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지분을 팔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며 “매각한다고 해도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이슈를 다시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