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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새 컨트롤타워 요구하는 현안 산적, 이재용 선택에 시선집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10-23 1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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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대체할 새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삼성그룹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인사 및 조직 개편, 18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구체화하는 일 등 그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현안이 쌓이고 있다.
 
삼성 새 컨트롤타워 요구하는 현안 산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선택에 시선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택에 시선이 몰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의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이 가까워지면서 그룹 단위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넓게 자리잡고 있다.

삼성 계열사 전반의 인사와 사업 재편, 전략 수립 등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이 2017년 초 해체된 뒤 계열사들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중심이 되는 기업에 TF(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관련된 계열사의 협업과 원자재 공동구매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태스크포스체제에서 그룹 전체 계열사들 사이 소통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어떤 형태든 전체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이 해체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비슷한 후속조직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지주사 전환계획도 철회했으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향한 부정적 시각을 고려해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법적 근거 없는 비공식 조직이 삼성 계열사들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미래전략실은 없앴지만 삼성의 컨트롤타워 구축을 무한정 제쳐놓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정부의 요구에 맞춰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고용 창출과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대책을 내놓으려면 전체 계열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8월 초 내놓은 180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계열사들 사이에서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의 전체적 사업 방향과 성장 목표도 구체화해야만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5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삼성그룹이 올해 연말까지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컨트롤타워를 시급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명분을 실어줬다.

하지만 명분과 실질을 모두 갖춘 컨트롤타워를 구축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계획을 철회했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만큼 삼성그룹이 지주사체제를 통해 컨트롤타워를 갖추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에 미래전략실이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공작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관리 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만큼 삼성이 미래전략실의 부활을 추진하기도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어떤 형태의 조직을 만들더라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문제삼아 컨트롤타워의 설립 자체를 문제삼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 새 컨트롤타워 요구하는 현안 산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선택에 시선집중
▲ 서울 서초구의 삼성 서초사옥.

그런 점에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구축 문제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여론의 향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삼성그룹이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새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되 미래전략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새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애정어린 조언도 많다. 그룹 총괄과 함께 기업시민으로서 삼성의 사회적 역할을 찾는 일도 핵심 업무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씽크탱크 대표는 "삼성이 과거와 단절하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걸맞는 수준의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런 점에서 SK그룹의 컨트롤타워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사례를 참고할 수도 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CEO가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만들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지만 다른 대기업집단과 성격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피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목표를 SK그룹 전면에 내세우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를 배제하며 경영활동을 통한 성장과 주주가치 증대, 사회환원을 중심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에 도입해야 할 새 컨트롤타워도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리거나 계열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뚜렷한 목표와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체제 등을 갖추는 일이 필수로 꼽힌다. 명분과 그에 걸맞는 조직 운영체계를 갖추면 사회적 지지도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는 삼성의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라며 "그동안 삼성이 여러 위기를 기회로 바꿔냈던 사례를 재현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향한 사회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새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더 절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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