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실적에 애플 의존도가 높아 변동성이 커진 만큼 스마트폰 부품 공급처를 늘리는 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싱글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XR에 강력한 수요가 예상돼 애플이 4분기에 아이폰XS 시리즈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아이폰XR에 듀얼 카메라 대신 싱글 카메라를, 올레드 패널 대신 LCD 패널을 탑재한 뒤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통해 고사양 부품과 저사양 부품의 성능 차이를 대부분 극복했다.
반면 아이폰XR 가격은 아이폰XS 시리즈보다 250달러 이상 낮게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애플이 아이폰XR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를 강력하게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아이폰XL 시리즈에 고가 부품인 듀얼 카메라 모듈과 아이폰XR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싱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아이폰XR 판매가 늘면 수익성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을 안는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의 90% 가량을 애플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나치게 높은 애플 의존성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는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는 해외 주요 고객사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는 LG전자 스마트폰사업부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애플 의존도를 낮추려고 했으나 LG전자 스마트폰사업부가 부진하면서 사실상 애플에 실적 대부분을 기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을 앞세워 고가 부품 의존도를 줄이는 스마트폰 전략을 펴면서 LG이노텍의 실적 성장을 낙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애플이 부품업체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한 가지 부품을 놓고도 여러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받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샤프가 베트남 공장을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순위광수에와 같은 중국 기업의 추격도 거세다.
고객사 다변화를 더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2016년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도 카메라 모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오히려 애플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애플 의존도 심화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사항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부터는 멀티 카메라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LG이노텍이 트리플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 등을 탑재하는 새로운 트렌드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