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10-15 17: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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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 관심을 바탕으로 수소전기차사업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중에 수소전기차의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인정한 만큼 국내에서도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파리 중심가에서 현대자동차가 수출한 ‘넥쏘’ 수소 전기차에 탑승한 뒤 알마 광장에 설치된 수소 충전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14일 파리에서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면서 수소에너지정책의 육성을 놓고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 유일한 수소전기차 생산기업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도요타와 함께 수소전기차 생산업체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넥쏘는 수증기만 나올 뿐 유해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또 5분 충전으로 609㎞를 달릴 수 있는 만큼 주행거리도 길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우위에 있지만 정작 안방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수소전기차시장이 커지려면 충전소 건설 등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수소차 구입에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도 얼마되지 않는다.
넥쏘는 올해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9월까지 내수시장에서 277대가 팔렸는데 올해 국내 수소전기차 보조금 지원 규모는 130대 수준에 불과했다.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출고된 차도 있는 셈이다.
현재 수소전기차 한 대당 최대 3500만 원 규모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다.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상황도 미비하다. 수소전기차 충전소는 서울에 2곳을 비롯해 전국 8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강도 높은 환경 규제를 펼치고 있는 유럽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진입을 반기면서 수소전기차에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충전소 설립비용을 적극 분담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스위스에 수소전기 버스 1천 대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프랑스에도 5천 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도 기획재정부가 2019년 수소전기차 보급 예산을 올해보다 4배 늘리기로 하고 수소전기차 구매보조금도 2019년에는 2천 대까지 늘리기로 하면서 수요가 늘 여지가 생겼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수소전기차 보급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수소전기차시장 확대에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차량 가격이 높고 무엇보다 수소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 한 대당 가격은 6890만 원~7220만 원이다.
또 수소충전기 한 곳의 구축비용은 약 30억 원으로 전기차 충전기 구축비용(5천만 원)의 60배에 이른다. 여기에 개질기까지 포함된다면 15억 원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개질기란 압축천연가스(CNG)를 수소로 전환하는 장치를 말한다.
정부의 지원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이뤄낼 수 있다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매출 성장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수소전기차가 자동차로서의 상품성을 갖추는 것 외에도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인프라 투자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2025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