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e커머스사업본부에서 경력직원 채용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e커머스사업본부는 롯데그룹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사업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올해 8월 만들어진 사업본부다. 롯데닷컴 대표이사인 김경호 전무가 이끌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인공지능(AI), 정보통신(IT),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등 모두 4개 부문에서 400명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왔던 롯데닷컴 전체 인력 규모가 올해 1월 기준으로 600여 명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e커머스사업본부에 인력을 대폭 늘리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에 채용되는 인원을 합해 e커머스사업본부 인력 규모가 1400여 명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롯데그룹은 e커머스시장을 잡아야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올해 5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 상황이 e커머스사업으로 기울고 있다”며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는 롯데그룹이 e커머스사업을 얼마나 잘 해낼지, e커머스와 오프라인사업의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가 숙명적 과제가 됐으며 여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롯데그룹이 유통업계 선두주자로서 위치를 이어가는 데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e커머스 등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은 총 거래액이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은 2014년까지만 해도 45조 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91조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온라인 유통사업에서 경쟁회사인 신세계그룹보다 한 발 뒤쳐졌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회사 가운데 온라인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라며 “하지만 할인점 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신세계그룹이 오늘의 승자”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 이유로 신세계그룹이 네이버 검색 등 온라인 가격 검색에서 자유롭게 신선식품시장에서 자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다른 회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롯데쇼핑은 다양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시장에서 점유율은 높지만 롯데하이마트를 빼고 모든 플랫폼의 순방문자 수와 체류 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롯데그룹은 우선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통합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지만 신세계그룹도 이마트의 SSG.COM 등을 안정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이런 작업을 순조롭게 추진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롯데그룹이 온라인시장을 잡아야 유통기업 1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현재 떠오르는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돌아오면서 e커머스사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2022년까지 e커머스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해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고 온라인시장 등 업계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 회장의 부재로 롯데그룹은 '투자 시계'가 사실상 멈췄는데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신 회장은 5일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으로 구치소에서 나왔는데 조만간 경영 복귀 시점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