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8-09-28 14: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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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 증거금만 3조4천억 원. 푸드나무가 얼어붙은 코스닥 기업공개(IPO)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문 푸드나무 대표는 상장 흥행을 발판삼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을 꿈꾼다.
▲ 김영문 푸드나무 대표이사.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푸드나무가 10월4일 코스닥에 화려하게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코스닥 공모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8월말까지 코스닥 공모총액이 9451억 원으로 5년 이내에 최저 수준에 그칠 정도다.
디아이티, 에이피티씨, 액트로, SV인베스트먼트 등 코스닥에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들은 공모가의 20% 안팎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푸드나무는 상장 전부터 높은 주목을 받았다. 당초 희망공모가는 1만8700원~2만2700원이었으나 수요 예측 결과 2만4천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18~19일 진행한 일반공모에서 914.05 대 1 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청약증거금은 3조4131억 원이 들어왔다. 최근 공모시장 상황에 비춰 볼 때 두드러진다.
푸드나무의 공모 흥행은 김영문 대표의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김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회사의 사업 특성과 성장 잠재력을 알린 결과 수요 예측에 이어 청약까지 잘 마무리했다”며 “앞으로도 투명한 경영활동과 함께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4년생으로 푸드나무가 상장하면 코스닥 상장사의 창업자 중에 최연소자가 된다.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등 힘겨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디빌딩을 접하고 헬스트레이너로 활동하게 됐고 2008년 서울시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운동 경험을 살려 창업에 나섰다. 검정고시를 거쳐 4년제 대학 체육학과를 나와 이론적 배경을 쌓는 과정에서 닭가슴살을 대체할만한 식품은 없다는 데 착안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닭고기 같은 백색육 소비량이 1인당 연간 45㎏인데 한국은 15㎏ 정도에 불과하고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앞으로 닭가슴살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 푸드나무를 설립하고 닭가슴살 전문 인터넷쇼핑 플랫폼 ‘랭킹닭컴’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랭킹닭컴은 다양한 닭가슴살 제품을 넣어 판매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직접 전국을 닭가슴살 정육 공장을 다니며 납품처를 확보했고 임직원의 80% 이상이 찬성한 제품만 판매하는 전략을 폈다.
또 랭킹닭컴 외에 자체 브랜드 ‘맛있닭’, 피트니스용품 온라인몰 ‘랭킹상사’, 헬스 전문 미디어 ‘개근질닷컴’, 다이어트 레시피 전문 매거진 ‘닭쿡’, 바디프로필 전문 ‘스튜디오U’ 등으로 사업영역도 차근차근 넓혀갔다.
푸드나무는 첫 해인 2013년에는 매출 18억 원, 영업이익 5천만 원에 그쳤으나 2017년 매출 348억, 영업이익 43억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5년 동안 적자는 한 번도 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 매출 260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냈다.
푸드나무는 올해 상반기까지 56만 명의 회원을 모았고 재구매 비율도 57%로 안정적이다. 올해 회원 수를 70만 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플랫폼 전략을 펴면서 기존 고객들이 신규 사업분야에 자연스레 유입돼 푸드나무의 매출 증가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모가격을 토대로 푸드나무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16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는데 가치만 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나무는 공모를 통해 373억 원을 조달한다. 가공공장 인수와 물류창고 설립 등 시설 투자에 170억 원을 사용하고 플랫폼 개발과 운영자금으로 77억 원을 쓴다.
김 대표는 판매채널을 다변화하고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8월 홍콩 기업 MEGROC와 140만 달러 규모의 첫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김 대표는 12일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대형마트 입점, TV홈쇼핑 진출, 스포츠센터 입점 등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국, 홍콩, 동남아 도계·육가공회사 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및 해외 버전의 플랫폼 출시 등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 인도네시아와 홍콩, 2020년에는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모자금 가운데 54억 원을 해외시장 개척비용으로 사용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푸드나무는 국내 최대 닭가슴살 유통 플랫폼 보유업체”라며 “홍콩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2019년 랭킹닭컴을 중국 현지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웰니스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