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들이 평양 정상회담 결과가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 재개에 불을 당겼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다만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양 공동선언이 비핵화 협상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면서도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평양 공동선언이 달갑지 않은 딜레마를 미국에 안겼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남북의 평화 분위기에 미국이 마냥 행복하게 동참하기에는 비핵화와 관련된 구체적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그렇다고 남북 관계가 큰 진전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북 제재를 남한에 강요하면 한미관계에 긴장감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AP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정체됐던 북미 협상을 촉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30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영리한 협상가”라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를 이용해 ‘핵을 먼저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는 “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국제 사찰단이 참석한 가운데 핵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평화선언 서명과 같은 미국의 양보에 의존하고 있다”며 합의가 매우 애매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복스는 “북한은 여전히 미국이 먼저 뭔가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비핵화 시계의) 바늘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핵무기 및 한반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복스는 또 “남북이 미국의 도움 없이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미래의 한미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환구시보는 “평양 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됐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북미관계”라고 바라봤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북한이 내놓은 핵 포기 의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 정상회담에서 이룬 성과에 힘을 보태 북한의 약속이 현실화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