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놓고 어떤 결단을 내릴까?
19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총수로써 경영활동을 본격화하면서 LG그룹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놓고도 구상을 마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 회장체제를 빠른 시일 안에 안정시키고 LG그룹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경영권 승계 역사에 따라 구 부회장의 독립이 가급적 빨리 이뤄져야 한다.
구 회장이 최근 재종조부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찾은 것을 두고 '집안 문제'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 분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따라 붙고 있다. 물론 LG그룹은 "인사차 방문"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과 경영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전장사업 일부 분리 혹은 LG상사 계열분리가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른다.
LG그룹 주변에서는 구 부회장이 LG전자와 LG이노텍의 자동차 전장사업 일부를 떼어 내 독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구 부회장이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시절부터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키워 온 사업으로 애착이 크고 계열분리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독립성이나 미래 비전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G그룹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계열분리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LG전자의 VC사업본부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구 부회장에게도 여지가 생겨나고 있다.
최근 LG전자 VC사업본부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던 자동차 배터리사업이 LG화학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구 부회장이 배터리를 제외한 모터, 자동차 공조 시스템(HVAC) 등 자동차 전장부품부문을 들고 나갈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가 더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부가 매출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구 부회장이 전장부품사업을 들고 나가게 되면 광학 모듈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물론 그동안 재계에서 거론되어 온 LG상사로 계열분리를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LG상사는 구 부회장의 LG 지분 7.72%(1331만7448주)로 손쉽게 떼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구 부회장이 LG 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 규모는 1조 원가량인데 LG상사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지 않아 손쉽게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계열분리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존재했던 판토스를 함께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구 회장이 판토스 지분을 처리해 구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을 위한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매력적 방안이다.
그러나 물류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어 구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쏟아왔던 전자, 자동차 부품사업과 거리가 멀고 규모가 작아 구 부회장의 의욕에 차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