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8-09-10 15: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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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의원,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총리 등 자유한국당의 OB그룹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체제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당권을 겨냥해 다가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당무감사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체제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김 의원, 홍 전 대표, 황 전 총리 등이 움직이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4일 ‘소득주도성장, 왜 문제인가’ 토론회를 여는 등 정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는 13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자유한국당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다. 6선 의원이 대정부 공격수로 나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홍준표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참패 뒤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정치적 발언을 이어와 정계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홍 전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15일 귀국할 예정인데 이후 행보에 관심이 높다.
황교안 전 총리도 최근 수필집 '황교안의 답'을 출간하며 존재감을 키운다. 그는 7일 출판기념회에서 “짧은 총리 기간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아 아쉽다”고 말해 정계 복귀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파악된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서 황 전 총리를 향해 “하루빨리 정치 일선에 뛰어들라”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황 총리가 대한민국을 위해 다시 한 번 봉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두언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김병준 비대위가 등장하니까 일단 고개를 숙이고 눈치를 보다가 두 달째 돼가니까 별거 없다(고 판단했다)”며 “친박계뿐 아니라 이제 올드보이들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는데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준 위원장은 당무감사에 나선다. 비대위가 꾸려진 지 두 달만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적 청산을 시도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추석 전에 전국 253개 당협의 당무감사를 실시해 연말 쯤에는 당 조직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조직 정비를 끝낸 뒤 당헌·당규를 개정해 2019년 2월 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면 2020년 총선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역 의원의 당협위원장 자격이 박탈되면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어렵게 된다. 당장의 의정활동에는 지장이 없지만 지방선거 공천에서도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어 사실상 ‘허수아비’ 신세가 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8월30일 tbs 교통방송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두고 “비대위원장으로 가서 만약에 친박, 친이 핵심 몇 사람만 인적 청산했어도 (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섰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으려다가 하나도 못 먹는 꼴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앞서 2017년 말에 당무감사를 통해 전체 4분의 1에 이르는 60여 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