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9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포지오티닙 임상2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스펙트럼은 이날 임상결과 초록을 공개했는데 포지오티닙의 효능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나뉘는데 전체 폐암의 80%이상이 비소세포 폐암이다.
포지오티닙은 비소세포 폐암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한미약품이 2015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했다.
비소세포 폐암은 주로 특정 유전자를 지닌 단백질이 암세포로 변이하면서 일어나는데 변이되는 단백질 종류와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이에 따라 치료법도 모두 다르다.
단백질 가운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나 HER-2라는 단백질이 변이되는 것도 암이 발병하는 주요 원인이다.
또한 단백질이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의 염기 배열 중 단백질 합성정보를 지닌 부분을 엑손이라 하는데 주로 18번~21번 엑손이 변이되면서 단백질이 암세포가 된다.
EGFR 변이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10%가량에서 20번째 엑손 유전자(엑손20)가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도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원인인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서 발병하는 폐암을 목표로 치료하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들은 다른 항암제로 치료를 받더라도 효과가 미미하며 생존율도 낮다.
포지오티닙은 이 가운데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서 발병하는 비소세포 폐암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이번에 발표된 포지오티닙 임상2상 결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원인으로 발병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폐암과 HER2 폐암 환자 모두 임상 결과에서 좋은 지표를 보였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20 변이’ 유형의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 50명 가운데 40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8%, 질병 통제율(DCR)은 90%, 무진행 생존 기간 중간값(Median PFS)은 5.6개월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율은 사전에 목표치로 정한 의미있는 수준(보통 30%)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말한다. 질병 통제율은 암세포가 성장을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을 뜻한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의약품을 복용하는 동안 종양의 크기가 변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다.
‘HER2 엑손20 변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를 살펴보면 객관적 반응률(ORR) 50%, 질병 통제율(DCR) 83%로 확인됐다.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엑손20 변이 유형의 폐암 환자들에게 포지오티닙이 효능을 보였다는 뜻이다.
존 헤이맥 텍사스대학 MD앤더슨 암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EGFR 및 HER2 엑손20 변이 환자 치료에서 포지오티닙의 역할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지금까지 어떤 표적 치료법도 없었던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진보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포지오티닙 성과 발표로 한미약품이 올리타 개발의 아픔을 어느 정도 씻을 수 있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해 4월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올리타 개발을 포기했다.
올리타는 27번째 국산 신약이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첫 신약이었다. 올리타는 임상2상을 통과하고 조건부로 출시됐지만 한미약품은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에 밀려 올리타의 경쟁력이 없어졌다고 판단하고 최종 출시를 포기했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을 통해 올리타를 대신할 새로운 폐암 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포지오티닙이 기존 치료제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