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9-05 15: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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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를 확대하면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브라이언 스미스 현대차 북미법인(HM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차량 가격을 깎아주지 않고도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 중형SUV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
5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가 곧 중형 SUV 투싼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다.
4분기에는 소형 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 코나EV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계획대로 새 차들을 미국에 출시한다면 올해 미국에서 출시하는 SUV 차량은 모두 4종(2월 코나, 7월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이 된다.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SUV 차종의 선택폭을 넓히는 것은 미국 자동차시장의 수요가 SUV에 사실상 쏠려 있기 때문이다.
8월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대수는 모두 148만1973대로 집계됐다. 2017년 8월보다 판매량이 0.2% 감소하며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토요타와 혼다, 닛산, 포드, 쉐보레 등 주요 완성차기업들의 전체 판매량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이 생산하는 SUV 차량의 월별 판매량은 대부분 2017년과 비교해 10~20%씩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 SUV 차종 판매량이 전체 미국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2015년 21%에서 2016년 28%, 2017년 36%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월 판매량만 보면 SUV 차량 비중이 48%까지 올라왔다.
현대차가 올해 미국에서 출시하는 SUV 차종을 넓히면서 앞으로 SUV를 중심으로 판매량 증가를 계속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6월부터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의 판매는 9월부터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신형 싼타페를 7월에 1460대 팔았지만 8월에 5150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9월 이후 싼타페 구형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면서 신형 모델의 투입을 확대하면 전체 싼타페 판매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월에 출시된 코나의 월 평균 판매량이 최근 4천~5천 대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차 코나EV도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
▲ 브라이언 스미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HMA) 최고운영책임자(COO).
신형 투싼은 이미 18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판매에서 순항하고 있다.
현대차도 SUV를 중심으로 한 미국 자동차시장 공략 전략이 점차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브라이언 스미스 현대차 북미법인 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변화가 생겨난 미국 현지시장에서 속도감과 전략을 들고 적절한 결정들을 내릴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 가운데 44%는 SUV와 크로스오버 차량(CUV)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최근 5년 사이에 미국에서 SUV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데도 불구하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고전했는데 최근 SUV 차종을 확대하면서 판매와 실적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미스 최고운영책임자는 “현대차가 차량 가격을 2017년보다 더 깎지 않더라도 올해 미국 판매량은 2017년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형 모델 출시로 현대차가 인센티브를 줄여 미국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구형 싼타페 1대당 약 375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신형 싼타페에는 대당 500달러를 지급하고 있는데 구형 모델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인센티브 지출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판매 증대를 위해 인센티브 지출을 늘린 탓에 미국법인은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순손실을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