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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삼성그룹 방산화학 4개 계열사 인수작업이 산업자원부의 승인을 받으면서 탄력이 붙고 있다.
하지만 삼성테크윈 등 4개사 직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데다 공정위의 독과점 관련 심사도 남아 있어 인수를 끝내기까지 아직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삼성테크윈 금속노조 지회는 10일 오후 창원2공장 정문 앞에서 노조탄압 분쇄 결의대회를 연다. 삼성테크윈은 삼성그룹이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4개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이다.
삼성테크윈 지회는 특히 회사가 조합원 징계를 추진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이달 초 삼성테크윈 지회 부지회장, 집행부장, 대의원 2명 등 노조 간부 4명과 일반 조합원 1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밝혔다.
삼성테크윈은 이들이 지난달 15일 상경투쟁 때 삼성테크윈 판교R&D센터 바리케이드를 넘어 건물 진입을 시도한 데 대해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회사가 과잉대응하고 있으며 징계시도가 노조활동을 위축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한 뒤 2달이 넘었으나 해당 계열사 직원들은 매각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인수대상 회사들에 대한 서류상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노조 반대에 부딪쳐 현장실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재무제표 등 서류중심 실사를 벌이고 있다”며 “현장실사가 차질을 빚어도 인수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6일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의 인수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았다.
한화그룹으로서 4개사 인수작업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지만 난제도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해당 계열사 직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지만 한화그룹 입장에서 내놓을 뾰족한 카드가 없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우리 직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며 “고용보장과 처우약속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고비다.
한화그룹은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할 경우 그룹 계열 화학사들의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점유율이 50%를 넘기게 돼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신고를 받아 현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으나 공정위의 최종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이 실사를 끝내고 삼성그룹과 최종 가격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도 남아있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종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큰 진통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상반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을 가급적 앞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으로서 방산 계열사와 별개로 화학 계열사 인수를 놓고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확대되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울 수 있지만 화학산업의 시장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 때문에 ‘계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화가 삼성의 화학계열사를 인수한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한화그룹의 계획은 현재 글로벌 화학시장 여건상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