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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돌연 대표 사임한 까닭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3-24 18: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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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벽두부터 ‘끝장 정신’을 강조하며 맥주 전쟁을 단단히 벼르던 박문덕(64) 하이트진로 회장이 돌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인데 일각에서 임원 보수공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전쟁을 벌이겠다던 장수로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돌연 대표 사임한 까닭  
▲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24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박문덕 회장이 지난 21일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같은 날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대표이사 자리도 내놨다.


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앞으로 하이트진로는 김인규(53) 사장이 단독으로 이끌게 된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김인규 사장과 김지현(62)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주류업계는 박 회장이 갑작스럽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게 뜻밖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의 임기가 아직 남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1년 7월28일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이번에 퇴진하지 않았다면 올 7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박 회장은 지난 1991년 3월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조선맥주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로 올해까지 14년째 회사를 맡아왔다. 올해로 64세를 맞았지만 기업 오너로서 많은 나이는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박 회장의 건강문제도 현재까지 알려진 게 없다.


때문에 업계는 온갖 추측을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의 퇴임이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 회장이 일선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박태영(37) 하이트진로 전무에게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곧 3세 경영에 들어간다는 건 업계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3세 승계설을 뒷받침했다.


박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 전무는 경문고와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교를 졸업했다. 2009년 경영컨설팅 업체인 엔플렛폼에 입사해 기업체 M&A 팀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박 전무는 2012년 4월 9일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임명돼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28일 신설된 경영전략본부로 자리를 옮기며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경영수업과 함께 아버지의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승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직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주주인 서영이앤티의 지분 58.4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16%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회장이 지분 승계에 따르는 막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지분을 서영이앤티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우회승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돌연 대표 사임한 까닭  
▲ 박태영 하이트진로 경영전략본부장 전무

박 전무가 쾌속 승진을 이어왔고 하이트진로의 유일한 후계자이긴 하지만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이트진로 입사 후 지금까지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전무는 당분간 전문 경영인인 김인규 사장의 뒤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로 53세인 김 사장은 박 회장과 박 전무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박 회장이 연봉공개를 피하기 위해 물러났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올해부터 상장기업의 경우 연봉 5억 원 이상인 등기임원들은 보수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때문에 최근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고액연봉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잇따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있다. 박 회장이 주총 당일에 사임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했으리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이번 주총에서 승인된 이사들의 연봉은 기준인 5억 원을 훨씬 상회한다. 하이트진로 이사 8명의 보수는 총 70억 원으로 1인 평균 8억7500만 원에 이른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이사 1인당 평균 보수도 8억3000만 원이 넘는다. 박 회장이 물러나지 않았다면 최소 17억 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측은 이러한 업계의 추측에 대해 아직 적극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박 회장이 물러난 것은 신사업 구상을 위함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9.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이트진로 지분도 2.58%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주당 350원의 배당금을 받아 23억9500만 원의 배당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이트진로가 주당 1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19억9300만 원을 배당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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