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8-28 16: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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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9가 이동통신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으면서 불법 보조금도 활개를 치고 있다.
애플이 9월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내놓으면 '보조금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판매점과 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에서는 갤럭시노트9를 6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출시된 갤럭시노트9(128GB 모델)의 출고가가 109만4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40만 원 가량 싸다.
유통점이 현금 거래나 불법 페이백 등의 방법으로 20만 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월 6만 원대 요금제로 갤럭시노트9를 사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13만5천 원~14만8천 원의 공시지원금을 준다. 여기에 유통점이 주는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까지 더하면 최대 17만2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불법 보조금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통신사가 판매장려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갤럭시노트9가 오랜만에 이동통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자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가 유통점에 주는 판매장려금은 불법 보조금의 원천이 된다.
이통3사는 최근 모두 새 LTE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인 21일 요금제를 개편한 LG유플러스가 가장 공격적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9가 출시된 지난 주 LG유플러스 가입자는 1409명 순증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KT 가입자는 413명 순증했고 SK텔레콤은 1822명이 순감했다.
게다가 갤럭시S9, 갤럭시노트8 등 구형 스마트폰의 실구매가는 갤럭시노트9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번호이동을 하면 95만 원대인 갤럭시S9는 20만 원대에, 100만 원대인 갤럭시노트8은 30만 원대에 살 수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9 출시로 한동안 잠잠했던 불법 보조금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지난해 갤럭시노트8이 출시됐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9월 아이폰 신제품이 내놓으면 통신시장은 더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
새 아이폰이 흥행에 성공하면 삼성전자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노트9 등의 보조금을 더 늘릴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불법 보조금 경쟁이 일어나곤 했다.
특히 이번에는 애플이 새 아이폰 3종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통신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에 출시된 갤럭시S9가 흥행에 실패하며 상반기에는 이통3사가 마케팅 경쟁에 큰 힘을 쏟지 않았다”며 “하지만 갤럭시노트9가 흥행하고 새 아이폰 출시까지 맞물리면 예전과 같은 보조금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