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에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김 전 부위원장이 2016년 하반기 이노션에 딸 김모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공소장을 23일 공개했다.
이노션은 김모씨를 채용하기 위해 나머지 지원자 166명을 모두 고의로 탈락시켰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2016년 9월1일 안건희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딸이 곧 외국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직 때문에 걱정이다”며 “이노션이 좋은 회사라고 하던데 취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부위원장이 2016년 9월19일 안 대표에 딸 김모씨가 이노션에 지원한 사실을 알리자 안 대표는 김모씨가 최종 면접까지 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경영지원실장에게 지시했다.
이노션은 김모씨의 서류심사 과정을 생략하고 실무 면접에서는 김모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를 탈락시켰다.
안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은 임원 면접에 직접 참여해 김모씨에게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김모씨는 16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영전략부문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노션의 순환출자 문제를 두고 우호적 조치를 대가로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노션은 취업 청탁이 일어난 2016년 순환출자 문제로 공정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노션이 공정위로부터 우호적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 전 부위원장의 딸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대기업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공정위 간부들의 재취업을 돕거나 묵인했다는 혐의로 7월 구속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