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 선임 절차를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경룡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이 7월 초 대구은행 내정자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두 달여가 다 돼가지만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새로운 대구은행장 선임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3월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주 회장과 행장에서 모두 물러난 뒤 시작된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체제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김 회장이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마무리를 앞두고 김경룡 전 부사장 때처럼 잡음이 불거지면 또 다시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9월12일 정례회의에서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의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주주총회 등의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10월 중순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맺은 주식 매매계약 기간(9월30일)을 넘기는 것이지만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내면 계약 기간은 자연스럽게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의 일정을 감안하면 대구은행장 선임 절차는 금융위의 인수 승인을 받는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선임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늦어도 10월에는 대구은행장 선임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DGB금융그룹 체질 개선을 위해 호흡을 맞출 행장 선임인 만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대구은행장 선임을 미루는 요인으로 꼽힌다.
DGB금융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했지만 행장 공백이 지속되면서 지주 회장과 행장 사이의 권한 배분과 역할은 아직 불명확하다.
지배구조상 김 회장이 정점에 서있지만 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역할관계도 변할 수 있는 셈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현재 대구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으며 언제 시작될 지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